‘핫 플레이스’ 동명동 거리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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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수 . 편집에디터
이기수 . 편집에디터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 골목길에서는 노인들이 매일 아침마다 삼삼오오 조를 이뤄 동네 청소를 하고 있다.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청소용 집게로 길바닥에 널부러져 있는 담배꽁초를 수거한다. 최근 동명동이 젊은이들의 ‘핫 플레이스’로 떠오르면서 생긴 풍경이다. 2015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이 촉발제가 되어 동명동 일원이 활발하게 도시 재생이 진행중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오래된 주택들이 리모델링을 통해 상가로 탈바꿈되고 있다. 과거 동명동은 조용한 주택가로 알려졌었다.상가를 꼽으라 치면 동명동 광주중앙도서관 근처에 이름을 탄 입시 학원 서너개와 이들 학원에 다니던 자녀들이 수업이 끝날때까지 기다리던 학부모들을 주된 고객으로 삼았던 커피 전문점 몇 개가 있었을 뿐이었다. 지금은 청년상인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이곳에 젊은 고객을 겨냥한 점포를 개장하고 있다. 동구 도시재생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동명동 상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132개소가 설문에 응답했다고한다. 상가 유형을 살펴보면 음식점이 63개(48%)로 가장 많았고, 카페와 베이커리 스토어(빵집)가 34개(26%), 주점 12개(9.4%), 학원 4개 (2.4%), 기타 19개(옷가게, 안경점, 서점, 갤러리, 스튜디오, 공방 등·14.2%)순으로 나타났다. 도시재생지원센터 관계자는 현재 영업중인 동명동 거리 일원 상가 수는 150~200개로 추산하고 있다고 했다.이처럼 젊은층을 겨냥한 상가들이 하나둘씩 문을 열게 되자 제법 오후가 되면 거리에 활기가 넘친다.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마다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인간이 사는 세상의 한 모습이듯이 이 곳도 예외는 아니다. 우선은 주차 공간 부족과 쓰레기 발생으로 이용자와 원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이 곳 동명동 일대는 단독주택이 들어선 주택가여서 주차 시설이 없어 학원을 다니는 자녀를 케어하는 학부모들도 주차난에 시달렸는데 상가가 우후 죽순으로 생겨나자 상황이 급속하게 나빠졌다. 그나마 인근 동명·서석교회측이 주차장을 일반인에게 무료 개방해주고 있어 숨통을 틔워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곳 주차난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인근에 있는 공공시설인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주차장을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동명동 상가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도 동구의 새로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특히 월요일 아침이면 주말 영업으로 인해 각종 쓰레기가 상가앞마다 수북히 쌓여있다. 음식점이 많아 음식물쓰레기 수거함도 몇 개씩 도로 한쪽에 놓여있는데 음식물이 수거함 주변에 흘러 넘쳐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동명동 소재 상가의 주된 고객은 20대가 주류를 이룬데다 상가내 흡연 금지로 상가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실정이어서 주택가 주민들이 담배 연기 오염에 시달린데다 담배 꽁초를 도로위에 마구 버려 노면위를 뒤덮고 있을 정도다. 자신의 손녀·손자뻘되는 젊은이들이 담배꽁초를 버림으로써 수요가 발생해 노인들이 일자리를 얻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노인 일자리 및 사회 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노인 58명이 월·수·금과 화·목·금 2개조로 나뉘어 1일 3시간씩 동명동 일원 골목길을 돌면서 담배꽁초를 줍고 있다. 이들 노인들은 한 달 10회 일해 27만원을 보수를 지급받고 있다. 상권이 살아나고 있다고 해서 이 곳에 상가를 연 청년상인들이 마냥 좋아하지는 않고 있다. 이들은 설문 조사에서 동명동 상가 주인들은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를 크게 나타냈다고 했다. 전국적인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한 ‘홍대거리’에서 이미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사회 문제로 대두된 바 있어서다. 젠트리피케이션은 신사 계급을 뜻하는 ‘젠트리’에서 파생된 말로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는 인구 이동 현상을 말한다. 즉 구도심은 건물 임대료가 싸 빈곤층과 기반을 잡지 못한 예술인들이 들어와 살았는데 상권과 정주권이 살아나게 되면 돈을 가진 중산층이 이주하는 바람에 임대료가 올라 빈곤한 원주민과 예술인들이 내몰리는 현상을 지칭한다. 동명동 상가에 입주한 청년 상인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와 노력을 통해 점포가 장사가 잘 되게 되면 건물주가 임대료 인상을 요구할 것이라는 우려를 하는 이유다. 동명동은 광주지역 대표 젊은이 밀집 상권으로 뜨고 있지만 여러가지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한민국 인디밴드와 버스킹의 메카 ‘로 일컬어지고 있는 홍대거리처럼 동명동 거리가 어떤 수식어를 갖게 될 지는 해당 지자체와 상가 주인들 , 원주민, 문화 기획자들이 어떤 상생 방안을 찾아내는지에 달려 있다고 보여진다.

이기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