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억울한 죽음 만들지 않는 것이 산자의 몫”

故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씨, 제14회 들불상 수상

80
비정규직 근로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끌어낸 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지난 25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역사의 문에서 제14회 들불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미숙씨 모습. 뉴시스 편집에디터
비정규직 근로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끌어낸 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지난 25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역사의 문에서 제14회 들불상을 수상했다. 사진은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미숙씨 모습. 뉴시스 편집에디터

“5·18민주화운동, 세월호 등 억울한 죽음에 있어 싸워오신 분들이 있었기에 저도 싸울 수 있었습니다. 더이상 이런 억울한 죽음들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 산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5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역사의 문에서 제14회 들불상을 수상한 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 웃음기 없는 담담한 모습으로 시상대에 선 김씨는 “용균이 엄마입니다”라는 짧은 말로 소감을 이어갔다.

김씨는 “큰 상을 주셔서 감사히 받겠다”라고 말하면서도 “아들의 죽음으로 시작한 활동으로 상을 받아도 되는지, 처음에 시상 연락을 받았을 때는 심정이 조금 복잡했다”고 전했다.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24살 청년 김용균씨는 지난해 12월 근무 중 운송설비 점검을 하다 움직이는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을 거뒀다.

이후 용균씨의 어머니 김씨는 산안법 개정을 위해 지속해서 투쟁한 결과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 일명 ‘김용균 법’ 개정을 끌어내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씨는 “1년에 건설업계에서 추락으로 돌아가시는 분들이 300여 명, 8~9년 사이에 과로로 돌아가신 우체국 직원은 800여 명이 넘는다고 한다”며 “우리 사회가 바뀌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이렇게 억울한 죽음을 맞는 분들은 여기저기서 나타날 것이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처음에는 우리 아들이 억울하게 죽은 누명을 벗기 위해 시작했고, 후에는 다른 사람들의 많은 죽음이 제 눈에 보였다”면서 “지금까지 5·18민주화운동, 세월호 등 억울한 죽음에 있어 싸워오신 분들이 있었기에 저도 싸울 수 있었다. 그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고 더 열심히 하라는 뜻에서 상을 주신 것으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우리 아까운 가족들의 몸이 다 부서지기 전에, 이런 억울한 죽음이 또 발생하기 전에 산 자들이 열심히 해서 앞으로 더는 억울한 죽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나가는 것이 몫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들불상은 5·18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박기순·윤상원·박용준·박관현·신영일·김영철·박효선 등 7명의 들불야학 열사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상으로, 들불야학 기념사업회에서는 회원들의 회비와 기부금을 모아 한 해 동안 ‘대한민국의 민주·인권·평등·평화의 발전에 헌신하고 기여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1000만원의 상금과 상품을 수여한다.

지난해 수상자는 대한민국에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가 상을 받았다.

곽지혜 기자 jihye.kwa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