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편의점의 현실과 최저임금 해법

정찬호 광주광역시비정규직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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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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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의 최저임금 실태조사에 따르면 광주지역 편의점 업종의 최저임금 준수율이 지난해보다 10% 상승한 54.6%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수치는 편의점 알바노동자 두 명 중, 한 명은 여전히 최저임금을 지급받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올해도 최저임금위원회는 6월 30일까지 2020년도 최저임금을 확정해야 한다. 여러 논의야 있겠지만 최저임금 논란에는 매번 편의점 가맹점주의 수익구조가 중심에 있다.

편의점은 가맹본부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과 가맹본부가 점포를 마련하고 운영을 가맹점주에게 위탁하는 ‘위탁가맹점’ 점주가 자신의 점포를 마련하고 가맹본부와 거래계약을 맺고 점포를 운영하는 ‘완전가맹점’으로 나뉘어 진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2017)에 따르면 대기업 가맹본부가 운영하는 직영점은 2.3%에 불과하고 나머지 대부분이 ‘완전가맹점’이다. 한국 프렌차이즈 편의점 사업은 1989년 세븐일레븐 1호점을 시작으로 올해 2월 기준으로 국내 5대 프랜차이즈 편의점(CU·GS·세븐일레븐·이마트24·미니스톱)이 3만9890개다. 골목마다 존재했던 구멍가게나 동네수퍼가 이들 대기업 브랜드에 의해 몰락하거나 하청 계열화가 진행된 것. 한국의 편의점은 점포 1개당 수용인원이 1250명인 반면 일본은 2200명 수준이다. ‘편의점 천국’이라는 일본보다 두 배 많은 셈이다. 대기업은 점포 수를 늘릴 때마다 로열티 수익을 챙기지만, 점주는 점포 과잉현상으로 수익이 줄어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알바노동자에게 ‘최저임금 미지급’ 등으로 전가된다.

가맹점은 고유 브랜드, 입지선정, 시장조사, 상품공급, 품질관리, 판촉, 광고 등 상당부분을 가맹본부 대기업의 중앙집중화된 표준모델을 그대로 적용해야 하며 가맹점의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는 감시체계인 POS(Point of Sales)정보시스템의 지배를 받게 된다. 오프라인 관리는 점포 10개당 1인이 담당하는 현장지도원(Supervisor)에 의해 주 1회 이상씩 운영 상황이 점검되고 필요한 지도가 행해진다. 통제시스템에 자율성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구조다.

가맹점에서 발생한 매출 전액은 매일 가맹본부로 송금하고 1개월 후 정산해서 수익분배 몫으로 사후에 되돌려 받는다. 독자성이 없는 수직적 하위관계에 다름 아닌 것이다. 노동시간 또한 주말, 국경, 명절 할 것 없이 연중무휴로 운영해야 하며 폐점 아니고는 쉬는 날이 없다. 365일 24시간 쉼 없이 운영해야 하는 극단적 장시간 영업시스템이다. 실적 부진 등으로 중도에 가맹점 사업을 그만두려고 해도 과도한 위약금으로 인해 그만두기조차 어렵다.

이상과 같이 표준모델, 감시체계, 현장지도, 수익분배 등을 비춰볼 때, 가맹점주와 대기업 가맹본부 간의 관계가 ‘자영업자본–대기업 가맹본부자본관계’인가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자영업의 핵심은 자율과 독자성이다. 편의점 가맹점주에게 통제와 종속만이 심화 되고 있을 뿐, 자율과 독자성이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가맹본부의 지시에 따라 점포를 관리하고 대가를 지급 받는다면 노동자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법률적 판단이 아직 뒤따르지는 않지만, 편의점주와 가맹본부의 관계는 소위 ‘업자와 업자의 관계’가 아니라 임금노동자-자본관계 즉, ‘노-사관계’에 가깝다. 물론 현행법률적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의 개념은 ‘직업의 종류를 불문하고 임금·급료 기타 이에 준하는 수입으로 생활하는 자’를 말한다. 가맹본부에 종속되 수수료를 받는 가맹점주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신분이 충분하다. 일본의 경우 노동위원회는 가맹점유니온을 노조법상 노동자로 인정하고 있다. 가맹점주들의 노동조합을 인정한다 해도 알바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라는 이중성은 여전히 존재해 문제 해결을 쉽사리 낙관할 수 없다.편의점 관련 당사자들이 별도의 교섭구조를 갖는다면 문제는 달라딘다. 프랑스는 2016년 일정 규모 이상의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가맹점 노동자, 이들 삼자로 구성된 프렌차이즈 노사협의회 설치를 입법해 약자인 가맹점주와 노동자의 권리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우리나라 편의점의 최저임금 문제. 매년 같은 주장으로 다람쥐 쳇바퀴만 돌지 말고 실질적인 보호 입법에 나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