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밭’ 된 나주혁신도시 클러스터 부지

당초 사업계획 벗어난 용도 변경 사용 ‘말썽’
‘농업행위’ 금지 법 규정 없어 제재도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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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의 핵심 기반인 산학연 클러스터 용지 3블럭 지식산업센터 부지에서 한 농민이 고구마 모종을 심고 있다. 뒷쪽 건물은 한국전력 본사. 뉴시스 편집에디터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의 핵심 기반인 산학연 클러스터 용지 3블럭 지식산업센터 부지에서 한 농민이 고구마 모종을 심고 있다. 뒷쪽 건물은 한국전력 본사. 뉴시스

나주 광주전남공동혁신도시의 핵심 기반인 산학연 클러스터 용지가 대규모 ‘고구마 밭’으로 둔갑했다. 관리 난맥상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21일 전남도와 나주시에 따르면 나주혁신도시 산학연 클러스터 용지는 5월 현재 전체 84개 필지 41만4619.9㎡ 중 69개 필지 33만9000㎡가 분양 완료돼 82%에 달하는 높은 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클러스터 용지의 분양은 순항하고 있는 반면 착공률은 분양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8.67%를 보이며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

특히 한국전력 본사를 중심으로 분양된 클러스터 1블럭 3만3794㎡(1만222평)와 3블럭 4만2015㎡(1만2709평)의 경우, 당초 사업계획을 벗어난 ‘고구마 밭’으로 용도가 변경돼 사용되면서 말썽이 일고 있다.

고구마 모종이 대량 식재된 클러스터 1·3블럭은 ‘산업집적활성화와 공장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식산업센터가 들어서야 한다.

2014년 7월 광주도시공사가 공급한 해당 용지들은 분양 후 6년이 지났지만 갈대밭으로 방치된 채 지식산업센터 착공이 미뤄지거나 금융권 대출금 상환 지연으로 경매가 진행 중이다.

문제는 용지를 분양받은 후 ‘일정기간 내에 사업목적에 맞게 건축물을 착공해야 한다’는 강제 이행 조항이 없고, 목적 외로 전환 사용해도 이를 규제할 만한 마땅한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데 있다.

고구마 밭으로 둔갑한 클러스터 용지의 경우 관리 주체인 전남도혁신도시 지원단 측이 토지 소유자에게 ‘사업계획서 대로 토지를 사용하라’고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이 제재의 전부로 확인됐다.

공문은 발송됐지만 고구마 밭으로 변질된 클러스터 1·3블럭의 경우 ‘농업행위’를 금지하는 규정이 없어 토지 소유자가 계속해서 농지 임대를 통한 이익을 취해도 이를 규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클러스터 용지의 활성화가 더디고 분양 후 수년이 지났지만 착공이 지연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건축물 신축 후 분양 저조에 따른 공실률 증가로 투자금 회수와 이익 실현이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당초 용지를 분양 받은 사업자들이 클러스터 활성화 보다는 향후 소유권 이전을 통한 시세 차익을 노리고 분양받은 경우가 많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16년 ‘혁신도시법’이 개정되기 이전에 분양된 클러스터 용지의 경우 조성 원가보다 싼 가격(㎡당 127만원)에 공급되면서 투기 세력이 활개를 쳤다.

당시 투기세력들은 향후 부동산 매각시 시세차익을 노리고 용지 분양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법인 쪼개기’까지 시도해 용지를 분양받기도 했다.

나주혁신도시 조성에 관여했던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원활한 지방이전이 이뤄진 만큼 성공적인 혁신도시 완성을 위해서는 산학연 클러스터 활성화가 시급하다”면서 “정부가 나서 부지매입 상황과 당초 분양 목적대로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지 등에 대해 점검하고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박송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