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자치단체장들을 만나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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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전남취재본부장 편집에디터
박성원 전남취재본부장 편집에디터

올 초부터 전남지역 자치단체장을 만나 해당 시·군의 각종 현안사업이나 역점시책 추진 과정 등을 점검하는 ‘전남 지자체장에 듣는다’를 게재하고 있다. 30분~1시간가량 인터뷰를 하다 보면 시·군정 전반은 물론 단체장의 생각이나 일상, 주민을 대하는 자세 등을 파악할 수 있었다.

단체장의 일과를 물었더니 ‘단 10분의 휴식시간도 빼기 어려울 정도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수시로 사업장을 찾아 점검하고, 민원인 응대, 면민의 날 등 각종 행사에 참석하느라 눈코 뜰 새 없다는 얘기다. 퇴근 시간 이후에도 주민과 모임이 이어져 밤늦은 귀가는 예사가 됐다.

한 초선 단체장은 “주민과 잦은 만남이 표를 가진 유권자를 의식하는 것으로 비칠 수도 있겠지만, 초대를 받았는데 안 갈 수 없지 않나. 저녁 식사를 2, 3번 하는 것도 다반사”라며 “단체장이란 자리가 이렇게 초인적인 체력이 필요한 일인지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이 단체장은 과로로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휴일 근무는 일상이 됐다. 평일엔 시간이 부족해서 하지 못했던 간부 회의와 현장 점검을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하는 경우다. 몇몇 단체장은 쉬지 못하는 직원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단체장마다 각자 처한 지역 여건이 다르고 시·군정의 목표와 지향점도 차이가 있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몇가지 정책적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먼저 권위주의를 벗고 주민과의 소통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시장·군수들은 보여주기식 전시행정에서 벗어나 개방과 실용의 정신으로 주민과 현장을 직접 챙기려 애썼다. 시장·군수실의 문턱을 낮추고, 상시 개방해 민원인들을 수시로 만난다. 직접 마을을 찾아가는 순회방문 대화를 이어가고, 자신의 생각과 일정을 SNS로 공유하며 주민들의 댓글도 꼼꼼히 챙겨 행정에 반영한다.

찬반으로 나뉜 지역 현안은 광장토론회, 공론화위원회 등을 통해 최대한 설득하고 주민 간 이견을 최소화한다. 한 단체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처럼 실제 많은 주민을 만나다 보면 갈등 해결 방안이나 군정 발전 아이디어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지역의 미래 발전을 이끌 성장 동력으로 ‘관광산업’을 첫손에 꼽는 것도 공통점 중 하나다. 전남 각 시·군은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체류형 관광산업 육성 △관광 인프라 확충 △관광 종사자 친절운동을 앞다퉈 추진하고 있다. 지역 내 비교우위 자산과 체험시설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 활성화, 지역축제 경쟁력 제고를 위한 개최 시기 변경 등도 관광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단체장들은 지역민의 소득과 직결되는 관광산업을 집중 육성·발전시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 창출을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한 단체장은 “지역에 관광객이 많이 찾아와야 전통시장 등 지역상권이 살고, 농특산물 판매도 늘어나 군민 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역에 적합한 맞춤형 인구정책 수립·추진은 전남 단체장 모두에게 주어진 숙제다. 단체장들은 지역 소멸 위험을 극복하기 위한 중장기 인구정책 로드맵을 마련해 종합적이고 근본적인 인구 늘리기 정책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귀농·귀촌인 유치 및 정주기반시설 조성, 자녀 교육 이주를 막기 위한 교육 여건 개선, 인구 유입을 위한 산업단지 내 기업 유치 노력 등이 그것이다.

전남의 시장·군수들은 지난 1995년 주민의 손으로 단체장을 뽑는 민선 시대 도입 이후 20여년 넘게 지속돼온 부정적 인식을 씻기 위해서도 많은 공을 들이고 있었다. 선심성 예산 집행, 인사권 전횡, 이권 개입, 무책임한 난 개발 등을 초래한 전임 단체장들의 전철을 밟지 않고 주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헌신하겠다는 다짐도 이어졌다.

지난해 7월 민선 7기가 출범한 지 9개월이 지났다. 전남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단체장이 일제히 지역경제 살리기와 지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과거처럼 ‘낙후’, ‘소외’를 앞세워 중앙정부 예산 지원을 기대하는 안일한 자세로는 지자체 간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타 지역과 차별화된 지역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주도면밀하게 이를 수행해야 한다. 단체장의 치밀한 전략과 추진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민선 7기 전남 자치단체장들이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성공한 단체장으로 기억되길 기대한다.

박성원 전남취재본부장

박성원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