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과 공연으로 5·18 배우고 체험하는 광주 중학생들 

산정중 학생들, 4년째 5·18 연극, 밴드 공연 펼쳐
정현애 오월어머니회 이사장“5월 잘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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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광주 산정중학교 강당 무대에서 2학년 학생들이 5·18연극 '오빠의 모자' 를 선보이고 있다. 광주 산정중학교 제공 편집에디터
16일 광주 산정중학교 강당 무대에서 2학년 학생들이 5·18연극 '오빠의 모자' 를 선보이고 있다. 광주 산정중학교 제공 편집에디터

“광주시민 만세! 계엄군은 물러가라!”

80년 5월 당시 광주 시민들이 외쳤던 구호가 16일 광주 산정중 강당에 크게 울려퍼졌다.

이날 산정중학교에서 5·18 39주년을 기념해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

산정중은 지난달 29일부터 17일까지 이어지는 5·18교육, 5·18산정중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학생들이 그 당시 상황을 재현하고, 5·18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공연을 펼쳤다.

올해 5·18산정중프로젝트의 총 책임을 맡았던 현병순 교사는 “일회성의 계기 교육으로는 학생들이 5·18민주화운동을 잘 배우지 못하는 것 같아 한 달 동안의 프로그램들을 기획했다”면서 “특히 이번 공연은 아이들이 직접 5·18을 추모하는 마음에서 준비한 거라 훨씬 더 5·18이 뜻깊게 다가갈 것 같다”고 프로젝트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프로그램으로는 정현애 오월어머니회 이사장의 강연이 있었고 광주 5·18극단인 토박이의 ‘오빠의 모자’ 연극이 무대에 올려졌다. 이어 ‘임을 위한 행진곡’, ‘나를 사랑했던 사람아’, ‘한숨’ 등 밴드 공연이 펼쳐졌다.

막이 오르고 산정중 학생들은 숨을 죽인채 무대를 지켜봤다. ‘오빠’가 계엄군의 총에 맞아 죽었을 때, 가족들이 슬픔에 울부짖을 때 눈물을 글썽이는 학생들도 여럿 보였다.

김영민 (산정중·3년) 군은 “5·18을 책에서 접했을 때는 크게 와닿지 못했는데 연극에서 그 당시 역사를 재현하는 것을 보고 광주시민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를 잘 느낄 수 있었다”며 “나 같으면 집 밖으로 절대 못 나갈 것 같다. 당시 광주시민들은 참 용기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연극에서 계엄군에게 희생되는 ‘오빠’의 역할을 맞았던 편성주 군(산정중·2년)은 “용기있게 마지막까지 싸웠던 분들의 모습을 재현하고 싶었다”면서 “내가 죽을지도 모르지만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쳤던 그분들의 감정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지만 연기를 하면서 그분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16일 광주 산정중학교에서 산정중학생들이 밴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한나 기자 hannah.lee@jnilbo.com
16일 광주 산정중학교에서 산정중학생들이 밴드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한나 기자 [email protected]

이어 밴드 공연에서도 학생들이 노래를 같이 따라부르는 등 5·18을 함께 추모했다.

밴드에서 노래를 불렀던 안준(산정중·3년)군은 “요즘 광주의 역사를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5·18 희생자들의 상처가 커지는 것 같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데 이 노래를 통해서 희생자분께서 조금이나마 위로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강연차 방문했던 정현애 오월어머니회 이사장은 “공연보면서 울컥했다”면서 “아이들이 우리의 아픔에 공감하고 동참하려는 노력이 돋보여 많은 위로가 됐다. 또 자라나는 아이들이 5·18을 잘 공부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했다”며 관람 소감을 전했다.

한편 5·18산정중프로젝트는 2014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최근 4년간은 “기억을 잇다 5·18정신을 품다”라는 주제로 교과 결합 수업 등 다양한 5·18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양동안 산정중 교장은 “5·18 이외 다른 역사적 사건들도 이처럼 학생들에게 더 와닿을 수 있는 체험학습형 교육을 고민하고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이한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