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태 시인 日 시 전문지서 호평

5·18 세계에 알린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분석
“가족 비극 밑바탕 오월 조우하자 단숨에 명작 완성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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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사상 5월호 표지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
시와 사상 5월호 표지 박상지 기자 [email protected]

1980년 5월 광주의 상황을 최초로 알리는 시 ‘광주로 가는길’을 발표해 투옥, 해직되는 고초를 겪은 김준태 시인이 일본의 시 전문지 ‘시와 사상’에서 호평을 받았다.

일본의 시 전문지 ‘시와사상’ 5월호에서 일본 사회파 시인 사가와 아키(佐川亜紀)는 ‘고난에서 창조로-독립운동 기념의 해에 ‘광주로 가는 길’을 읽는다’는 제목으로 김준태론을 발표했다.

절의 각 제목은 ‘민중이 빛을 비춘 길을 선명하게’, ‘그리스도교적인 희생과 부활’, ‘김준태 시의 전체상을 전한다’로 나뉘어져 있다.

사가와 시인은 “2019년은 1919년 조선독립을 이루기 위해 일어난 ‘2·8독립선언’, ‘3·1독립운동’ 100주년에 해당하는 해”라며 “문재인 정권이 징용공(徴用工) 문제 등 역사에 대해 더욱 냉엄한 태도를 보이는 것도 한국인의 심저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독립 정신과 관계가 있으리라고 본다”며 말문을 열었다.

1절 ‘민중이 빛을 비춘 길을 선명하게’에서는 ‘2·8독립선언’과 ‘3·1독립운동’의 역사적 배경과 그 활동을 언급하고 “이렇게 한국에서는 민중 투쟁의 사실과 역사를 시로 표현함은 물론, 그것을 사람들이 공유하는 감정과 사고의 형태로 계속 거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광주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문학제에 참가한 느낌도 토로했다.

그는 그때의 기억을 “그 역사의 피가 흐르고 살아 숨 쉬는 장소에 서서 마음이 동요되었던 기억이 있다. 기념관에 사진이 걸려 있었다. 일반 시민도 희생된 처참한 사건이었지만 슬픔을 서로 나누고 희생을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는 에너지로 바꾸려는 긍정적인 힘을 느꼈다”고 술회했다.

2절 ‘그리스도교적인 희생과 부활’에서는 광주민주화투쟁이 현재로 이어지는 운동과 사상이었던 점에 대한 재인식, 김준태 시의 전체상을 알게 된 점, 김준태의 인생도 파악한 점 등에 대해 역설했다. 이어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를 분석했다.

특히 김정훈(전남과학대 교수) 번역으로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를 읽고 깨달은 것은 “기독교적 색체가 농후한 점”과 “광주의 고난이 십자가에 걸린 그리스도(예수)에 비유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사가와 아키는 시적 바탕(배경)에 대해 의식하며, 역자 김정훈 교수의 해설문 중 시인의 “뇌리에 자리 잡은 비극적 체험은 그의 육체와 정신을 지배하고 있었기에 그것이 뭔가 자극을 받으면 곧장 언어적 메시지로 발신되었다”고 언급한 부분을 거론했다. 그리고 김준태의 가족사에도 눈길을 돌렸다.

그는 “조부모, 양친에 대한 비극적 체험을 밑바탕으로, 그는 민주화운동에 참여, 광주항쟁의 현장과 조우한 뒤, 감정과 사고를 고양시켜 단숨에 역사적인 명작을 완성하기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끝으로 김준태 시인이 스스로 시의 테마에 대해 ‘생명과 평화와 통일’이라고 밝힌 부분을 거론하며 ‘쌍둥이 할아버지의 노래’를 들추었다.

사가와 시인은 “‘쌍둥이 할아버지의 노래’는 남북 분단을 극복하는 염원을 담아 노래하고 있다”며 “일본에서도 평화를 이루기 위해 이 책이 읽히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김준태 시집 '광주로 가는 길'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
김준태 시집 '광주로 가는 길' 박상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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