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에 담긴 책의 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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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
박상지 기자 [email protected]

예술가는 왜 책을 사랑하는가?

제이미 캄플린 | 이연식 옮김 | 시공아트 | 2만8000원

책은 미묘하고 까다로운 존재다. 예술가들에게도 그렇다. 책이 인생과 예술을 성공으로 이끄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만은 확실하다. 사진가 브라사이는 책을 들고 있는 피카소의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화가는 ‘책과 함께 있는 여성’을 그리면서 그림의 모델이자 연인인 마리 테레즈의 손에 책을 쥐여 주었다. 자코메티는 뛰어난 예술가인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쓴 저술가다. 그의 예술만큼이나 책들도 사랑받고 있다. 일찍이 조르조 바사리를 시작으로 칸딘스키와 앙리 마티스, 그리고 소설가 김승옥까지 두 영역을 넘나들었다. 또한 엘뤼아르와 피카소, 에밀 졸라와 세잔, 샤르트르와 자코메티의 교우는 유명하다. 그들은 예술과 인생을 공유했다.

‘예술가는 왜 책을 사랑하는가?’는 책이 발전해 온 과정과 함께 여러 미술 작품 속에 책이 등장하는 양상, 예술가들이 책에 반응해 온 방식 등을 다루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그림들은 수세기 동안의 젠더 문제, 종교 제도, 갖가지 상징, 교육, 교통 수단, 사회적 지위, 로맨스, 아이들의 상상, 문학적인 활동, 우정, 도시의 집에서 하는 목욕, 직업적인 역량, 과학의 발견, 휴식을 돕는 수단, 성찰을 돕는 수단, 위험 등의 수만 가지를 보여 준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과 책을 사랑하는 사람, 모두를 위해 쓰인 이 책은 애서가 혹은 독서광, 책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경험이 있는 당신을 위한 책이다. 무엇보다 책이 ‘왜’, 그리고 ‘어떻게’ 우리의 문화 생활과 일상에서 가장 보편적인 존재가 되었는지를 설명한다. 독자들은 중세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의 책의 역사, 각각의 주제에 맞는 그림, 그리고 그에 얽힌 이야기에 탐독할 것이다.

책을 번역한 이연식씨는 서울대학교 미술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과정에서 미술 이론을 공부했다. 미술사가로 예술에 대한 저술, 번역,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유혹하는 그림, 우키요에’, ‘이연식의 서양 미술사 산책’, ‘예술가의 나이듦에 대하여’, ‘불안의 미술관’, ‘모습’ 등을 집필했고, ‘모티프로 그림을 읽다’, ‘쉽게 읽는 서양미술사’, ‘레 미제라블 106장면’, ‘몸짓으로 그림을 읽다’ 등을 번역했다.

박상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