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로 대학 졸업…새 경영방식 접목

박영철 서울남대문시장 대표<4>
상인들 해외전시회 참여 유도 액세서리 전국적 조직망 구축 원로들 지지로 남대문시장 대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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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25일 서울남대문시장(주) 대표이사에 취임한 박영철 대표. 서울=강덕균 선임기자 dkkang@jnilbo.com
지난해 7월25일 서울남대문시장(주) 대표이사에 취임한 박영철 대표. 서울=강덕균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박영철은 늦깎이로 안양에 있는 대림대 경영학과 야간에 진학했다. 그는 “경영에 대한 리더가 되려면 배우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늦은 대학공부였지만 필요를 절감하고 시작한 대학공부는 그의 머릿 속에 쏙쏙 들어왔다. 주경야독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는 “죽도록 공부했다”고 했다.

 대학을 마치면서 리더로서 그의 활동영역도 달라졌다.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 것. 액세서리 상인들에게 외국전시회에 참가하자고 제안했다. 액세사리업계의 선진지인 홍콩전시회에 참가해 액세서리의 새로운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전에도 홍콩전시회를 다녀오곤했지만 유사상품을 카피해 판매하는 정도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전문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상인들과 함께 현장을 직접 견학하고 한국업체도 소개했다. 액세서리도 무역을 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 구청의 지원을 받아 부스참여도 주선했다. 그때 인연으로 지금도 국내 액세서리업계에서 홍콩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들이 있다고 했다.

 그는 액세서리가 산업으로서 성장을 위해서는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그는 2006년 전국을 대상으로 한 (사)한국악세사리협회를 설립, 회장을 맡았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남대문시장 내 액세서리업 확장에도 기여한다. 2층 액세서리 상가를 1층 남성복 상가로 확장하는 것이었다. 건물주들이 새로운 변화에 대응, 1층 남성복 개발권을 그에게 준 것. 그는 건물주들이 조건없이 임대료 20%씩을 낮줘주면 한달내에 개발을 마치겠다고 약속한 뒤 이를 정리했다. 2층 운영회장을 하면서 얻은 신임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였다. 그만큼 그에 대한 상인들의 신임이 높았다.

 그러던 지난해 6월 그는 서울남대문시장(주) 대표이사 자리에 도전했다.

 1954년 설립된 이 회사는 남대문시장 내 36개 상인회 조직과는 다른 건물주들의 조직이다. 상인들을 대상으로 질서관리, 화재관리, 고객 호객행위 금지 등 남대문시장 전체를 관리하는 회사다. 주식의 3분의 1 이상을 이북 출신 건물주들이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 남대문시장 상가 내에서 장사를 하는 호남 출신들은 많지만 호남 출신 건물주는 별로 없다. 그래서 남대문시장주식회사 대표이사를 호남출신이 맡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금까지 호남출신 대표이사가 한 명도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그가 대표이사의 물망에 오른 것은 쇠퇴해가고 있는 남대문시장의 변화를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이 필요했다. 또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상인들과의 신뢰감도 절실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그는 20명으로 구성된 원로중진위원들로부터 “박영철이 정도면 할만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출마를 결심했다.

 원로들의 지지를 받은 그는 남대문시장의 비전을 제시하며 혁신의 선봉에 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남대문시장 상인으로 출발해 상인회 회장까지 맡으며 누구보다 시장상황을 잘 아는 그에게 단독출마의 기회가 주어졌다. 그리고 이어진 이사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그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한국 최대 전통시장 앞날이 그의 두 어깨에 놓이게 된 순간이었다.

서울=강덕균 선임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