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통합페스티벌 ‘축제 다이어트’ 신호탄 될까

김화선 전남취재본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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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선 전남취재본부 기자 편집에디터
김화선 전남취재본부 기자 편집에디터

눈부신 5월, 전국 곳곳에서 축제가 한창이다. 이 가운데 최근 보성군이 흥미로운 시도를 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연중 열리던 지역 대표 축제 4개를 5월 초로 집중시킨 것이다.

보성군은 지난 1일부터 엿새간 기존 보성다향대축제·서편제 보성소리축제·일림산 철쭉문화축제에 율포해변 활어잡기 페스티벌을 추가한 ‘보성 통합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여러 축제를 한데 모아 개최하는 것이 어떤 이득을 가져올까’, ‘오히려 관광객이 감소하는 건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가진 사람도 있었겠지만, 보성군의 과감한 시도는 기대 이상의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보성군은 개별 축제별로 중복됐던 행사, 무대 설치, 축제 홍보 팸플릿까지 통폐합해 예산을 절감했다. 아낀 예산은 축제의 내실을 기하는데 재투자했다. 기존 자연물 위주의 주간행사가 축제의 주요 콘텐츠였다면, 통합 페스티벌에서는 읍내 야간공연을 크게 강화할 수 있었다. 장장 6일간 이어진 야간공연은 관광객들이 저녁 시간 내내 시가지에 머물도록 유도했다. 과거 축제때 해가 지면 썰렁했던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식당은 물론 숙박업소까지 매진 행렬에 합류하게 했다.

야간까지 볼거리, 즐길 거리가 풍성해지면서 ‘체류형 관광’이 많이 늘어난 것. 이틀 이상 머무르는 체류 여행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관광지서 식사 한 끼 해결하는 당일치기 여행의 수배에 달한다.

50년 가까이 개별적으로 열었던 축제를 한데 모아 개최하기까지 보성군의 고심과 우려가 컸다. 방명혁 보성군 문화예술계장은 “예를 들면 판소리 관계자들은 10월에 열리던 소리축제가 봄으로 옮겨지면서 꽃축제에 묻혀 행사 규모가 작아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행안부 ‘지방재정 365’사이트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사업비 3억원 이상의 전국 축제·행사는 472건에 달한다. 이 중 흑자를 내는 축제는 고작 4개다. 화려한 축제의 겉모습 뒤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이 알려지자, 축제를 부정적으로 보는 주민들도 늘어났다.

하지만 예산 낭비를 이유로 지역을 널리 홍보할 기회인 축제를 없앤다면, 지역이 활기를 잃을 수 있다. 결국 축제 예산은 최대한 아끼면서 행사의 내실을 기하는 묘책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수밖에 없다.

이번 ‘보성 통합 페스티벌’은 지역은 물론 전국에서도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과감한 시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축제 다이어트’의 출발선에 먼저 선 보성군의 선례가 지역 내 부실 축제를 줄이는 계기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김화선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