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없는 시민군 추적…”그는 제1광수가 아니었다”

영화 '김군' 광주 시사회 5·18관계자 등 200명 참석 제8광수 지목 박선재씨도 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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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CGV광주상무점에서 5·18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 시사회가 열렸다. 양가람 기자 garam.yang@jnilbo.com
지난 10일 CGV광주상무점에서 5·18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 시사회가 열렸다. 양가람 기자 [email protected]

“김군은 항쟁 전에는 넝마주이처럼 여기저기에서 밥을 얻어먹고 다니는 그런 청년이었습니다. 헌데 그런사람이 제1 광수라니요. 말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5·18민주화운동 당시 한 이름 없는 시민군에 대한 진실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의 시사회가 지난 10일 광주에서 열렸다.

지난 10일 CGV광주상무에서 영화 ‘김군’의 프리미어 시사회가 5·18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영화 시작 전 ‘김군’을 ‘한동네 살던 청년’으로 기억하는 주옥(60·여)씨를 포함 지만원으로부터 광수로 지목된 이들이 무대 인사를 했다. 당시 항쟁의 기억과 대동 정신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제8광수로 지목 당한 박선재(62)씨는 “열린 세상은 무엇인지를 5월 광주가 보여줬다. 5·18 기간 동안 광주엔 범죄자도, 약탈자도 없었다. 항쟁 기간 동안 광주에서 대동 세상이 열리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말했다.

영화 ‘김군’은 1980년 5월 광주에서 촬영된 사진 한 장에서 출발한다. 보수논객 지만원은 사진 속 시민군 청년을 비밀리에 광주에 침투해 5·18 항쟁을 배후에서 조종한 북한군 특수부대원 ‘광수’로 지목했다. 5·18 유족회와 구속부상자회 등 생존자 단체들과의 공청회에서 사진 속청년의 행방을 수소문하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주옥은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에서 사진 속 청년의 얼굴을 마주하고, 그가 광주천 다리 밑에 살며 종종 집에 밥을 먹으러 온 20대 넝마주이 청년 ‘김군’이라고 기억한다. 1980년 5.18 항쟁 당시 시민군 트럭에 주먹밥을 실어 날랐던 주옥은 트럭 위 김군과 눈이 마주쳤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5월 이후, 그녀는 어디서도 그를 만날 수 없었다.

‘김군’은 2019년 현재 5·18을 둘러싼 논쟁의 중심에 서 있는 한 시민군의 행방을 추적한다. 항쟁 당시 그와 행적이 교차했던 사람들의 흐릿한 기억에서 출발하는 영화는 주옥의 증언을 토대로 항쟁 당시 그와 함께 활동했던 다른 시민군들을 찾는다. 그가 사용했던 총기들의 종류와 그가 탑승했던 ’10호 트럭’ 등의 단서를 토대로 항쟁 당시 청년의 동선을 그려 나간다.

강상우 감독은 “5·18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세대들이 감정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며 “‘김군’은 한 이름 없는 청년이 어떻게 항쟁에 참여하게 됐고 왜 총을 들었으며 이후에 어디로 사라졌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영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상우 감독의 영화 ‘김군’은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고 제44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오는 23일 정식 개봉한다.

글·사진=양가람 기자

양가람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