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왜곡의 원조, ‘편의대’ 실체 규명하라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 운영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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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대 기자 nomad@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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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18 당시 신군부가 ‘편의대(便衣隊)’라는 특수 공작부대를 광범위하게 운영하며 광주의 진실을 왜곡·은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광주 5·18기념재단에서 열린 1980년 당시 서석고 3학년 재학생들의 경험담을 수록한 ‘5·18, 우리들의 이야기’ 출판기념회에선 ‘편의대’ 활동 피해자의 생생한 증언이 나왔다. 당시 고교 3학년이었던 오일교(58)씨는 자신과 함께 “전두환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했던 한 남성이 갑자기 옆구리에 권총을 들이대며 자신을 계엄군에게 인계하고 사라졌다고 밝혔다. 오 씨는 계엄군에게 끌려가 모진 고초를 당했다고 한다.

편의대는 전쟁시 허드렛일꾼이나 행상 등의 차림으로 적지(敵地)에 들어가서 몰래 활동하던 부대를 이르는 군사 용어이다. 5·18 당시 편의대가 활동했다는 것은 신군부가 광주시민을 적으로 간주했다는 점을 방증한다. 특히 편의대는 5·18 당시 광주 진압의 명분을 쌓기 위해 광주 시민을 폭도로, 광주를 폭동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 각종 공작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가발과 사복을 갖추고 시민들 사이에 파고들어 ‘북한군 개입’, ‘경상도 군인 투입’ 등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일반 시민들을 선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편의대의 공작이 39년이 흐른 지금까지 ‘5·18 가짜뉴스’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5·18 가짜뉴스 생산의 원천을 차단하려면 5·18 왜곡 및 폄훼의 ‘원조’격인 편의대의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

그러나 신군부 세력이 펴낸 ‘제5공화국 전사’, 육군본부가 작성한 ‘소요진압과 그 교훈’ 등 5·18 관련된 군 문서엔 편의대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 5·18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편의대를 운영했다는 주장이 지금까지 끊이지 않았는데, 그의 만행을 감추기 위한 ‘또 다른 공작’으로 보인다. 5·18 진상규명 조사위가 조속히 출범해 그 전모를 파헤쳐야 한다. 그러나 정치권의 영일 없는 정쟁에 5·18 조사위 출범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