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겪어보기 연극 ‘나는 광주에 없었다’

관객참여형 공연 객석· 무대 구분 없애
유인물도 받고 배우와 함께 행진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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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배우들과 '계엄철폐'를 외치고 있다. ACC 제공 양가람 기자 garam.yang@jnilbo.com
관객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배우들과 '계엄철폐'를 외치고 있다. ACC 제공 양가람 기자 [email protected]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과 아시아문화원(ACI)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ACC 예술극장 극장1에서 ACC 제작공연 ‘나는 광주에 없었다’를 선보였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2020년)을 계기로 제작된 ‘나는 광주에 없었다’는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한다.

10일간의 5·18민주화운동을 그대로 전달하고, 관객 스스로 역사를 몸소 체험할 수 있게 만들어진 관객 참여형 공연이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해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고 연극적 요소를 더한 동시대적 작품으로 2020년 본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폐막식을 총연출했고 2019년 이해랑연극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연출가 고선웅이 연출했다.

1980년 5월 엄마 등에 업혀 오빠를 기다리던 광주의 한 어린아이는 숙녀가 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그러는 사이 오빠의 얼굴이 점점 잊혀진다.

무대 위에서 재현되는 5월의 순간들을 통해 관객들은 알게 된다. 오빠가 돌아오지 못한 이유를.

연극 ‘나는 광주에 없었다’는 객석과 무대를 구분짓지 않는 ‘이머시브 시어터(Immersive Theater)’ 형식을 도입했다.

공연 시작 전, 관객들은 무대 옆으로 구획지어진 동구, 서구, 남구, 북구 중 한 자치구를 선택해 앉는다. 공연 중간 중간 배우들이 나눠주는 유인물도 건네받고, 배우들과 무대 위에서 행진도 하는 등 관객들은 연극에 적극 참여해 그 시대를 직접 느끼게 된다.

연극이 끝나고 ACC 광장으로 연결된 외부 공연장에서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양가람 기자 garam.yang@jnilbo.com
연극이 끝나고 ACC 광장으로 연결된 외부 공연장에서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양가람 기자 [email protected]

연극을 관람한 고등학생 정우주(17·여) 씨는 “학교에서 5·18 영상을 보여줄 때는 그냥 ‘나였으면 못했을 거 같은데’라고 막연하게 생각한 게 전부였는데 공연을 보고나니 너무 와닿았다”며 “다음 공연이 있다면 친구들도 여럿 데려와 또 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연장 외부에 마련된 게시판에 관객들의 감상평이 붙어있다. 양가람 기자 garam.yang@jnilbo.com
공연장 외부에 마련된 게시판에 관객들의 감상평이 붙어있다. 양가람 기자 [email protected]

공연장 외부에 설치된 감상평 게시판엔 감동적이었다는 메모가 가득 붙었다. ’80년 5월, 나는 광주에 없었지만 그날의 광주를 기억하겠다’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연출가 고선웅은 “이것은 80년 5월 18일부터 27일까지 광주에서 있었던 열흘간의 기록이면서 극장 연극이다”며 “비록 나는 광주에 없었지만 완전한 고립 속에서도 의지를 굽히지 않고 민주화를 위해 싸운 분들께 깊은 고마움을 전하며 이 연극을 바친다”고 말했다.

글·사진 양가람 기자

양가람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