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로는 사랑이었다…’ 김준태 시인 詩碑 옛 도청에 세운다

광주시, 연내 5·18민주광장에 시비 전시 계획
5·18때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 등
작품 통해 광주 참상 알려… 전시 후 보존 방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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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태 시인이 육필로 쓴 '금남로 사랑'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준태 제공 편집에디터
김준태 시인이 육필로 쓴 '금남로 사랑'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준태 제공 편집에디터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김준태(70) 시인이 쓴 시 ‘금남로 사랑’이 시비로 제작돼 최후항쟁지인 옛 전남도청 앞에 전시된다.

광주시는 내달까지 해당 시비를 꽃벽과 함께 설치하고 연말까지 선보이는 한편, 향후 상징적인 공간에 항구적으로 세워두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18일 광주시푸른도시사업소(이하 푸른도시사업소)에 따르면 ‘5·18민주광장 꽃벽 설치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원로인 김준태 시인의 시비를 내달 10일까지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 옛 전남도청 앞에 설치할 방침이다.

당초 해당 사업은 생화로 꾸민 꽃벽을 설치해 방문객들에게 볼거리와 포토존 등을 제공할 목적으로 지난 2016년부터 5·18민주광장 일대에서 추진돼 왔다.

푸른도시사업소 측은 지난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통과에 따라 전국적으로 5·18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시민들과 광주를 찾은 방문객들이 5·18정신을 되새길 수 있게끔 새로 시비 설치를 기획했다.

이에 5·18 당시 광주에서 참상을 목격하고 이를 시로 써서 알린 지역 원로 김준태 시인과 접촉해 시비 제작 허락을 구했고, 김 시인은 흔쾌히 승낙한 것으로 전해졌다.

1980년 당시 전남고등학교 교사였던 김 시인은 5·18 직후 ‘전남매일신문’에 109행짜리 시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를 기고했지만, 계엄사령부의 검열을 거치면서 제목은 ‘아아 광주여’로 잘렸고 본문의 절반 이상이 삭제돼 33행으로 줄었다.

광주의 참상을 담아 5·18을 상징하는 대표시로 꼽히는 ‘아아 광주여, 우리나라의 십자가여’는 지난 1999년 국립5·18민주묘지 벽화에 새겨지기도 했다.

이번에 새로 설치되는 시비에는 김 시인의 대표작 중 하나인 ‘금남로 사랑’이 새겨진다. ‘금남로는 사랑이었다/내가 노래와 평화에/눈을 뜬 봄날의 언덕이었다’는 문구로 시작되는 이 시는 마찬가지로 5·18 기간 창작됐다. 총 소리 없이 5·18과 광주의 공동체정신을 담았다는 평을 받는다.

시비는 가로 70㎝, 세로 145㎝ 규모의 철판으로 만들어진다. 특히 김 시인이 육필로 쓴 원본을 철판에 인쇄하는 방식으로 제작돼 생생함을 더했다. 푸른도시사업소 측은 내달 10일께 꽃벽과 함께 5·18민주광장 옛 전남도청 앞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시비는 일단 꽃벽이 철거되는 11월까지만 해당 자리에서 시민들을 맞을 예정이다. 하지만 광주를 대표하는 원로 시인의 작품이 새겨진데다, 직접 육필을 담아냈다는 의미 등을 감안해 향후 항구적인 보존 방법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광주시푸른도시사업소 관계자는 “사업 관계상 전시기간 이후에는 시비 등을 정리할 수 밖에 없다”면서 “그렇지만 해당 시비가 여러가지 의미와 상징성을 갖는 만큼 꼭 5·18민주광장이 아니더라도 자리를 옮겨서라도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