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수영대회 기업 후원 독려 좀… 광주시, 금감원에 요청했다 퇴짜

세계수영대회 기업 후원 요청 '부적절한 공문' 도마위
광주시 "단순홍보… 압력 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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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청 전경.뉴시스 편집에디터
광주시청 전경.뉴시스 편집에디터

광주시가 금융감독원을 통해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기업 후원을 늘리려다 금감원으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감독업무를 하는 기관이 금융기관에 수영대회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었다.

수영대회 성공을 위한 광주시의 다각적인 노력으로 이해될 수는 있지만, 감독기관인 금감원을 통해 대리 후원을 요청한 것들 두고는 ‘좀 더 신중한 행정 마인드’가 필요했다는 지적이다.

17일 광주시와 금감원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월25일 “광주 수영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기업 후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공문 발송 등 방법으로 증권사, 생명보험사, 카드사, 저축은행, 금융지주회사 등에 후원협조 안내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금융감독원장 수신으로 발송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감독업무를 하는 기관이기에 금융기관에 후원협조 공문을 발송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광주시 요청을 거절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이 후원 협조를 독려해달라는 공문을 받더라도 일선 금융회사에 직접 전달하진 못한다”며 “광주시에 연락해 광주 수영대회가 글로벌 이벤트가 맞고 중요한 국가행사라고 볼 수 있지만 감독원이 금융회사를 상대로 전달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광주시가 직접 금융투자협회, 전국은행연합회 등 금융기관 협회 등에 공문을 발송하는 게 적절한 절차라는 입장이다.

금감원은 광주시의 광주 수영대회뿐만 아니라 범정부 차원 행사를 놓고 해당 조직위나 정부 부처 등에서 비슷한 공문이 전달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회사 입장에서 금감원이 후원 독려 요청을 할 경우 느낄 부담감과 외압으로 변질될 수 있는 적절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사례들로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금감원은 외부 기관에서 협조 공문이 들어오면 내부 회의를 거쳐 검토하지만 광주시처럼 후원 협조를 대리 독려하는 공문은 비슷한 사례에서 거절했었고, 이번 또한 명백히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내부 검토도 진행하지 않았다.

광주시는 “금감원에게 단순한 홍보 활동을 바랐을 뿐 외부압력을 행사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금감원에 대리 후원 요청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기업 후원이) 그렇게 안 들어가고는 대회를 치를 수 없는 형편이다”고 했다.

광주시가 유치한 광주 수영대회 후원액은 현재 230억원 규모로 당초 목표였던 157억원을 초과 달성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회를 치르기엔 아직도 역부족이란 설명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 수영대회는 예산 책정부터 잘못됐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총사업비는 약 3600억원이지만 광주 수영대회는 1697억원밖에 안 된다”며 “타 국제대회보다 예산이 턱없이 적고 기재부, 문체부 심의에서도 낮게 책정된 데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진창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