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기업’ 금호의 아시아나 매각 소식 안타깝다

금호산업 이사회 어제 전격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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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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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어제 금호산업 이사회를 갖고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 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 항공 지분 33.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날 이사회 결정에 따라 금호아시아나는 아시아나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시아나가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되면서 SK그룹, 한화그룹, CJ그룹, 애경그룹 등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대기업의 이름도 거명되고 있다.

아시아나 총 차입금은 작년 말 기준 3조4400억 원이고 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 차입금은 1조3200억 원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10일 채권단에 박삼구 전 회장의 영구 퇴진,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에 담보 설정 등을 조건으로 5000억 원의 자금 수혈을 요구했으나 채권단이 거부했다. 결국 채권단에 굴복한 금호아시아나가 항공사 매각을 결정함에 따라 5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받아 나머지 회사들을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건설회사인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금호리조트만 남게 된다. 지난해 아시아나 항공이 기록한 별도 기준 매출액은 6조2012억 원으로 그룹 매출액의 63.7%를 차지했다. 아시아나항공이 떨어져 나가면 금호그룹 매출은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어 재계 순위 60위 권 밖의 중견기업 수준으로 사세가 축소될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이처럼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무리하게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등을 인수합병한 것이 발단이 됐다. 지난해에는 금호타이어가 중국 업체에 넘어갔다. 제조업체를 가진 호남 연고의 거의 유일한 대기업이었던 금호아시아나의 위기를 지켜보는 지역민들의 심경은 안타깝고도 착잡하다. 호남 출신의 취업 통로가 막히고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호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하루빨리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나머지 회사들을 살리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