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품은 진도’…5년 지났지만 아픔은 여전

참사 직후 주민들 유가족 끼니 챙기는 등 ‘헌신’
소상공인·어민 농수산물 판매 부진 탓 ‘경제난’
‘국민해양안전관’ 건립중…안전 교육장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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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세월호 유가족을 돕기 위해 매일 식사 봉사에 나선 진도 '빵 맹그는 아짐'의 봉사활동 모습. 진도 빵 맹그는 아짐 제공 편집에디터
5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 세월호 유가족을 돕기 위해 매일 식사 봉사에 나선 진도 '빵 맹그는 아짐'의 봉사활동 모습. 진도 빵 맹그는 아짐 제공 편집에디터

“5년 전을 회상하면 아직도 가슴이 먹먹합니다. 가족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들만 생각하면 항상 눈시울이 뜨거워집니다.”

5년 전인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지역 내에서 봉사 활동을 함께 하던 주민들과 빵을 준비했던 ‘빵 맹그는 아짐’ 김연단(59) 대표.

세월호 얘기에 잠시 말을 잊지 못하던 김 대표는 “그날 뉴스에서 ‘전원 구조’ 소식을 접한 뒤 단원고 학생들이 진도체육관으로 이동한다는 소식에 춥고 배고플 학생들을 위해 빵을 준비해 갔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무사 귀환’ 해야 할 아이들은 보이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진도체육관은 실종자 가족들의 통곡 소리만 가득했다.

김 대표는 “절망적인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가족들 끼니라도 챙겨드려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며 봉사단체 활동을 하는 마을주민 43명과 ‘빵 맹그는 아짐’을 결성,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을 오가며 실종자 가족들의 식사를 책임졌다.

김 대표는 “저도 당시 고교 2학년 자녀를 뒀다. 아이를 잃은 부모의 심정은 아니겠지만 너무나 가슴 아팠다”면서 “팽목항에 가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어느 순간부터 팽목항에 갈 수가 없게 됐다”고 먹먹함을 전했다.

세월호에 대한 가슴 아픈 기억은 비단 김 대표뿐만은 아니다. 당시 진도 주민들은 유가족과 함께 통곡하고, 눈물을 닦아주던 ‘세월호 상주’였다. 엄청난 참사의 슬픔은 진도 전 지역을 무겁게 감쌌다.

세월호 참사 5주기가 찾아왔지만 진도는 아직껏 아픔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유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수많은 진도 주민들은 아직 아물지 않은 마음의 상처와 함께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주민들 중 상당수는 형편이 나아지지 않아 대출 상환도 제대로 못 하는 실정이다.

진도군이 집계한 ‘세월호 사고 관련 소상공인 금융지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대출금 상환액은 41%에 불과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진도 소상공인들은 세월호 관련 대출로 526건, 122억5400여만원을 대출받았다. 이 가운데 지난해까지 상환한 대출은 170건, 51억3700여만원에 그쳤다.

어민들의 경제난도 계속되고 있다.

진도군 수협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에 빠진 어민들이 세월호 특별 영어자금으로 받은 대출은 511건, 147억9000여만원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대출을 갚지 못하고 2017년 12월 대출 기한을 연장하기 위해 68억여원을 일반대출로 전환했다.

이후 1년 동안 14건, 4억3100여만원(6%)을 상환하는 데 그쳤고 5300만원 상당의 대출 2건은 연체 채권으로 전환됐다.

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세월호 침몰로 인한 유류 피해 등 사고해역에서 발생한 피해 신청금액은 40억7000여만원이었지만 실제 손실보상금액은 10분의 1인 4억 5600여만원에 그쳤다.

‘빵 맹그는 아짐’ 김 대표는 “5년 전에는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내놓았지만, 이후 농수산물 판매 부진 등으로 주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며 “주변에 생활고를 겪는 이웃도 상당수 된다. 외부에서 진도에 대한 관심을 갖고 방문도 해주고 농수산물도 구매해주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호소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세월호 참사 이후 5년 만에 관광객이 2.5배 가량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2014년 진도군 관광객 수는 29만 8000여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73만1000여명으로 증가했다.

진도군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진도 어민과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진도산 수산물 등을 이용하면 진도 경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사 5년을 맞는 진도는 앞으로 세월호를 추모하고 국민안전을 지키는 추모·안전 체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사업비 270억원을 들여 진도 임회면 남동리 일원에서 ‘국민해양안전관’ 건립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오는 2021년 3월 개관이 목표이다.

진도군 관계자는 “국민해양안전관은 4·16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국민의 안전한 바다 이용을 위한 해양안전 체험 및 교육시설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해 식사 봉사를 담당했던 진도 여성 봉사단체인 '진도 빵 맹그는 아짐'. 진도 빵 맹그는 아짐 제공 편집에디터
세월호 유가족들을 위해 식사 봉사를 담당했던 진도 여성 봉사단체인 '진도 빵 맹그는 아짐'. 진도 빵 맹그는 아짐 제공 편집에디터
'빵 맹그는 아짐' 김연단 대표. 편집에디터
'빵 맹그는 아짐' 김연단 대표. 편집에디터

진도=김권일 기자 [email protected]
김성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