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지구의 날, 일상의 변화를 생각한다

윤희철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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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철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총장 편집에디터
윤희철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총장 편집에디터

우리는 광주에 산다. 이 광주는 ‘지구’ 위에 존재한다. 지구는 나와 우리 자녀가 발을 딛고 살아가는 터전이다. 그런데 매일 일상을 살면서 우리가 사는 이 땅에 대한 소중함을 우리는 거의 잊고 산다. 매일 치열하게 살아가는 데 익숙하다 보니 그랬으리라.

매년 이 땅을 기억해야 하는 날이 있다. 매년 4월 22일은 세계 지구의 날이다. 49년 전 어느 한 사람의 아이디어로 이날이 생겼다. 당시 대량생산과 소비문화와 함께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의 물결이 휘몰아치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던 시기였다. 이후 국제사회는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하고 유엔환경계획(UNEP)을 창설하며 전 세계가 환경보전에 나설 것을 요구하였다.

이날은 2009년 유엔의 공식 기념일이 되었다. 최근에 유엔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채택하고 2030년까지 우리 삶의 변혁을 결의하였다. 지구를 생각하는 작은 마음이 모여, 국제적인 운동이자 생존 전략이 된 것이다. 그리고 지구의 날은 이제 전 세계 거의 모든 도시에서 수억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가 되었다.

광주에서는 1990년 무등산 증심사 입구에서 ‘무등산 껴안기’를 시작으로, ‘자전거 대행진’과 같은 행사를 펼치는 등 소규모 캠페인이 이뤄졌다. 20주년이었던 2000년부터 범시민위원회를 결성하여 금남로에서 차 없는 거리를 만들고 다양한 환경축제를 벌인다. 올해는 4월 20일 토요일 오후에 금남로 차 없는 거리에서 제49주년 지구의 날 기념 광주행사가 열린다. 광주 공동체를 구성하는 수많은 시민사회단체, 마을이 모여 “줄이면 보입니다”라는 주제로 일회용품 줄이기, 분리배출 등 자원순환을 주제로 다채로운 행사가 있을 예정이다.

올해는 문득 이런 의문이 든다. 그동안 반세기가 지나면서 이제는 누구나 지구환경에 대한 관심은 갖는다. ‘기후변화’라는 말이 이제는 익숙하다. 사계절 불어오는 미세먼지, 여름마다 밤잠을 설치게 하는 열섬 등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기후에 대해 이제는 이 모든 것이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사실을 안다. 이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란이 있지만, 우리도 그 원인 중 하나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매년 지구의 날이 되면 저녁 뉴스에 한 토막 소식이 전해진다. 금남로에서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지구의 날이 열렸다고 말이다. 이렇게 단순한 소식만 듣고 수많은 기념일 중에 하나로 끝날 일이 아니다. 이제 우리 삶의 근본적인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의 삶의 방식은 여전히 과거 그대로다. 기후변화의 원인이 지탱하기 어려운 인간의 욕심에서 빚어진 개발행위와 대량소비에서 시작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안다. 하지만 예전처럼 우리는 일회용 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쓰고, 비닐봉지를 사용한다. 변화를 벗어나 변혁이 필요한 때이지만, 우리 일상은 아직까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지구의 날을 맞이하면서 한 가지 작은 행동을 제안한다. 4월 22일 단 하루만 생각하지 말고, 4월 한 달 동안 내가 사는 터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자. 텀블러와 장바구니 사용, 대중교통과 자전거 이용, 쓰레기 줍기, 에너지 절약, 물 절약, 나무 심기 등 일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한 달간 잘 했다면, 다시 6개월, 1년 이렇게 확대해 보자. 이것이 우리가 일상에서 나만이 아닌, 내 가족과 우리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소중한 행동임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