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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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나야 해결될 것이라고. 일에 몰두해 잊어보라고. 고마운 위로의 말이긴 하지만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자식 대신 나를 가게 해달라고 울부짖어 보지 않은 사람, 자식 따라 나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아픔이란 것을….” 세월호가 침몰한 이후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쓴 글이다. 김 전 부총리는 2013년 당시 28살인 아들을 백혈병으로 먼저 보내고, 이듬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자 자식 잃은 부모의 아픔에 공감하면서 이 글을 썼다고 한다.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2014년 추모곡으로 헌정한 ‘천개의 바람이 되어’도 세월호의 아픔을 담은 노래로 많은 사람을 눈물짓게 했다.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마요. 나는 그곳에 없어요. 제발 날 위해 울지 말아요”로 시작하는 이 곡은 테러로 목숨을 잃은 영국 병사의 아버지가 죽은 아들을 위해 낭독하면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소설가 이경자는 최근 발간된 세월호 추모시집에서 “팽목항의 푸른 바다 위에 돋은 304개의 별에게 빈다/용서하지 말라고…”라고 썼다.

세월호는 우리에게 잊지 못할 아픔이면서 치유하기 힘든 트라우마다. 이 좋은 계절, 두 눈 뻔히 뜨고 수많은 생명을 저세상으로 떠나 보낸 기억은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끔찍하다. 생의 환희에 들떠 있었을 어린 생명이 차가운 바다에 빠져 겪었을 공포를 생각하는 것도 가슴이 저린다. 제자를 구하려고 자신을 버리고 친구를 위해 기꺼이 희생한 아이들, 살아 돌아온 생존자와 그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삶도 짠하고 애잔하다.

오늘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5주년이 되는 날이다. 5년 전, 오늘 우리는 생때같은 아이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하릴없이 바라보며 슬픔을 삼켰다. 재조산하를 부르짖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다짐도 수없이 되뇌었다. 하지만 세월호가 침몰한 지 5년이 흘렀고 정권마저 바뀐 지금까지도 세월호의 아픔은 그대로다.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고 유가족과 국민들의 시린 가슴도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 주위는 온통 봄꽃이 화려하고 봄볕 또한 따사로운데, 우리에게 4월은 여전히 어둡고 차갑고 아픈 겨울이다. 전남취재본부 부국장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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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