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들리

주정화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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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화 정치부 기자. 편집에디터
주정화 정치부 기자.

대학교 3학년 당시 한국 현대문학사 전공 강의시간 때 일이다. 인문대 1호관 1강의실에 60여 명이 넘는 수강생들로 가득찼던 이 강의 한쪽에 항상 자리 잡고 앉아있던 중국인 유학생들은 3~4명에 불과했다. 주로 필리핀,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계 유학생들과 어울려 앉아 있는데다 언어도 우리나라 말과 다르다 보니 자연스레 주목받았다.

이들에 대한 인식도 높지 않아 학부(학과)생들과 어울리는 일이라고 해봐야 팀을 이뤄 발표 수업 준비를 하는 등 조별 과제를 할 때 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러던 때가 벌써 10여 년 전이었는데, 2019년 현재 호남 거점대학인 전남대는 2013년부터 4년간 800명대의 유학생을 유지해오다 2017년 이후 1000명을 돌파했다.

조선대도 2016년 250명대에서 올해 1100명대로 5배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중국 특화대학으로 알려진 호남대는 중국인 유학생을 중심으로 900여 명 가까이 유학생이 수학 중이다. 동신대, 광주대도 중국이 여전히 대세지만 베트남 등 타국의 유학생들의 급증으로 역전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기세를 몰아 광주시가 민선 6기 핵심사업으로 추진한 ‘중국과 친해지기(China Friendly·차이나 프렌들리)’ 정책은 주목 받았다. 첫 단추는 잘 꿰여진 듯 했으나, 이후부터 제동이 걸렸다.

중국과의 교류 활성화로 ‘광주의 미래 먹거리’를 찾겠다는 취지 자체는 좋았지만 돌발 변수가 생기면 사업을 중단해야 할 정도로 인프라 구축이 열악했다. 전문성도 떨어지니 지속사업에 대한 확실성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자체 최초로 개소한 ‘광주 차이나센터(옛 중국과 친해지기 지원센터)’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타 지자체에서도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무엇을 해도 ‘성과’가 되는 장점은 있지만, ‘최초’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선례가 되기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재광 중국인들 뿐만 아닌 시민들의 저변 확대가 활발해져야 제2의 외국센터가 잇따라 생기면서 광주시의 인지도도 함께 올라갈 것이다.

이전만 해도 광주를 찾아온 몇 안되는 중국 유학생들의 ‘친구’는 같은 유학생 출신이었는데, 이제는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프렌들리’ 정책의 기본은 ‘스킨십(Skinship)’이 전제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은 말 뿐인 프렌들리는 ‘단절’로 이어지는 첫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주정화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