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봇대·변압기 근처 쓰레기 배출 대형 화재 만들 수도

강원 화재 최초 발화 전봇대 추정...전기시설 근처 쓰레기 위험 경고
광주 지역 쓰레기 화재 3년간 393건
마을·지자체 안전한 곳 지정해 배출하도록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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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북구 두암동 한 노상에 세워진 전봇대 주변에 쓰레기더미가 버려져 있다. 이한나 기자 hannah.lee@jnilbo.com
광주 북구 두암동 한 노상에 세워진 전봇대 주변에 쓰레기더미가 버려져 있다. 이한나 기자 hannah.lee@jnilbo.com

지난 4일 강원 고성·속초 지역 일대를 잿더미로 만든 산불의 최초 발화지점이 ‘전봇대’인 것으로 추정되면서 전봇대 주변 화재 위험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봇대 및 지상 변압기 주변 쓰레기 더미도 화재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9일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강원 화재는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한 주유소 맞은 편에 위치한 전봇대 개폐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개폐기에서 아크(불꽃)가 발생하면서 화재가 번졌다는 것이다. 당초 ‘변압기 폭발’이 사고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당 전봇대에는 변압기가 아닌 개폐기가 달려 있었다.

화재 원인이 변압기 폭발이든 전봇대 개폐기 아크든, 건조한 날씨 탓에 작은 불씨가 대형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은 똑같다. 당연히 전봇대 주변 쓰레기더미는 화재 위험과 직결된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광주 일곡동의 한 지상 변압기 주변 쓰레기더미에서 불이나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사건이 있었다. 타다 남은 담배꽁초가 쓰레기 더미에 버려지면서 화재가 발생했고 바로 옆에 있던 변압기가 폭발할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경찰이 조기 진압해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더라면 변압기 폭발로 인근 지역에 큰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위험에도 전봇대나 변압기 주변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가정 주부인 한모(57·여·풍향동)씨는 “전봇대가 크고 눈에 잘 띄어 수거가 잘 될 것 같아 쓰레기를 여기에 둔다. 나 말고 다른 사람들도 많이 놔둬서 보통 전봇대 근처에다 두는 거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동구 동명동의 한 식당 주인은 “미관상 가게 앞에 쓰레기봉투를 두는 것은 어렵다. 마침 근처에 전봇대가 있어 그곳에 두었는데 그게 위험하다고 생각 못 했다. 다른 곳에 둬야 할 것 같은데 마땅한 곳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난감해 했다.

광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쓰레기더미에서 발생한 화재건수는 △2016년 131건 △2017년 133건 △2018년 129건이고 그 중 담배꽁초 등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는 △2016년 100건 △2017년 110건 △2018년 91건이나 된다.

소방 안전 관련 전문가들은 쓰레기 화재로 전봇대가 훼손되거나 변압기가 폭발하는 경우가 많지 않으나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에는 작은 가능성도 제거해야 한다며 전봇대·변압기 등이 아닌 안전한 곳에 쓰레기를 배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강성식 광주소방안전본부 화재조사담당자는 “전봇대·변압기 주변 쓰레기가 타다가 불꽃이 전선에 닿거나 변압기가 가열돼 폭발하면 큰 사고가 될 수 있다”면서 “대형 화재까지 아니더라도 정전되면 근처 병원의 중환자실 환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고 마트나 식당 등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다. 마을이나 지자체에서 안전한 곳에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도록 따로 장소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동구 장동 도로변 전봇대 주변에 쓰레기더미가 버려져 있다. 편집에디터
광주 동구 장동 도로변 전봇대 주변에 쓰레기더미가 버려져 있다. 편집에디터
이한나 기자 hannah.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