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배구단 광주 유치 불발… 광주시·지역사회 ‘황당’

이용섭 광주시장 설득 나섰지만 연고지 '수원' 잔류
광주시 "지역상생·협의 절차 무시한 기습협약" 성명
광주배구협회도 본사 지역과 다른 연고지 결정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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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광주시장이 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한전배구단을 찾아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이용섭 광주시장이 3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한전배구단을 찾아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한국전력 배구단과 수원시가 7일 연고지 3년 연장 협약에 합의함에 따라 한전 배구단 광주 유치가 불발되자 광주시와 지역사회가 불만을 터트렸다.

광주시는 한전 배구단이 수원시와 체결한 연고지 재계약은 지역 상생과 협의 절차를 무시한 ‘기습협약’이라 비판했고 광주배구협회도 본사 지역과 다른 연고지 결정은 순리에 어긋났다는 입장이다.

●한국전력 수원과 연고지 계약

한국전력 배구단 관계자는 이날 “한국전력의 연고지가 수원으로 결정됐다”면서 “계약 기간은 3년”이라고 전했다. 이달 말로 연고지 협약 기간이 끝나는 수원시는 연고지 이전을 원했던 광주시와 경쟁 끝에 한국전력의 연고지를 이어가게 됐다.

한국전력 배구단은 재계약 희망 의사를 표명한 수원시와 연고지 이전 의향서를 제출한 광주시의 지원 조건과 체육관 시설, 관중 동원 능력, 선수단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같이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광주시 ‘기습협약 체결’ 반발

광주시의 반발이 크다. 시는 이날 김옥조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한국전력은 수원과 연고지 협약이 4월 말에 끝남에도 불구하고 광주시와 정상적인 협의 절차를 무시한 채 지난 5일 짜인 각본처럼 기습적으로 수원시와 재협약을 체결했다”고 한전 배구단과 수원시의 연고지 재협약 체결에 대해 비판했다.

광주시는 지난 2월 한전 배구단을 방문해 구두로 2020~2021 시즌부터 유치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지난달 20일 유치의향서를 제출하면서 유치 활동을 벌여왔다.

광주시는 △전용경기장 시설, 훈련장 확보, 전용숙소, 처우 개선 등 지원 △광주·전남·전북지역 팬층 확보 △스포츠 인프라 수도권 등 편중 △본사 지역으로 연고지 변경 필요성 등을 한전 배구단에 제시해왔다.

한전 배구단에게 △지난 10년 동안 응원해 준 수원지역 팬 △기존 배구 인프라 포기 △배구단 밀집 수도권 등으로 이동 거리 등 연고지 이전에 따른 단점이 있긴 했지만 광주시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협상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는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광주시는 “한전 배구단은 이용섭 광주시장이 경기도 의왕까지 가서 선수들에게 연고지 이전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설명하고 돌아온 지 이틀 만에 철저한 보안 속에 전격적으로 단행했다”고 강조했다.

●지역균형발전·광주시민 열망 외면

광주시는 “한국전력의 지역 상생발전 외면과 지역민에 대한 무시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150만 광주시민의 간절한 열망을 철저히 외면한 것이고,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정신과도 배치되며, 본사와 프로팀 동일지역 존치라는 순리에도 어긋난 것으로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했다.

광주시는 프로 배구단 연고지는 남자 배구단 7팀의 경우 수도권 5팀, 충청 2팀, 여자 배구단 6팀은 수도권 4팀, 충청 1팀, 경북 1팀 등 편중된 만큼 한전 배구단 이전을 바랐었다. 또 한전이 지방혁신도시로 이전한 공기업임에도 소속 프로 배구단이 이전하지 않았다는 점도 언급했지만 결국 수포가 됐다.

지역사회의 반발도 뒤따르고 있다. 한전 배구단의 연고지 이전은 광주 체육계, 시민 등도 바랐던 일이다.

전갑수 광주시 배구협회장은 “한국 배구 101년 역사상 광주는 서울, 부산과 함께 배구 인프라 3대 축을 형성해 왔다”며 “한전 배구단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수원과 3번째 연고지 협약을 체결한 것은 정치적인 논리를 떠나 광주 배구계의 수모이자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 회장은 “한전이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로 이전한 만큼 본사와 배구단이 동일 지역에서 활동하는 것이 순리다”며 “프로 배구팀이 생활 배구 활성화 차원에서도 광주로 연고지를 이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진창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