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영악해지는 사기… SNS시대 넘쳐나는 피싱

메신저 도용 뒤 자녀·친인척 사칭하고 금전 요구
연애·혼자 빙자해 접근 금품 요구한 로맨스스캠
음란영상 유도 후 녹화 몸캠피싱 인출책 잡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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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에디터
편집에디터

각종 메신저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피싱(개인정보를 활용한 신종 인터넷 범죄)이 갈수록 영악해지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SNS 계정 등 개인정보를 도용해 친인척을 사칭하고 송금을 유도하거나, 신분을 속여 상대로부터 환심을 사고 지속적으로 금품을 갈취한 사례도 있었다. 악성코드를 피해자의 휴대폰에 심고 주변인 연락처를 확보해 협박용으로 쓰기도 했다.

● SNS 계정 도용해 사칭 사기

“엄마 문화상품권을 급히 구입해야 해요. 저 대신 구입해서 번호만 보내주세요.”

A(62·여)씨는 지난 26일 오전 10시께 아들의 메신저 메시지를 받았다. 메신저 프로필 사진이 ‘기본 사진’ 인 것을 의심해 되물었다. 아들은 “휴대전화가 고장 나 통화도 안 돼 수리를 맡겼다. 공용컴퓨터에서 메신저 접속을 해서 그렇다”고 설명했다.

해명을 믿은 A씨는 아들의 부탁대로 30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구입한 뒤 상품권 번호를 촬영한 사진을 아들에게 보냈다.

메신저 메시지를 이용한 사기행각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른바 ‘메신저 피싱’은 카카오톡, 네이버 라인, 페이스북 메시지 등 다른 사람의 온라인 메신저 아이디를 도용, 로그인한 뒤 등록된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 금품을 가로채는 사기다.

31일 광주경찰에 따르면 메신저 피싱 사기 일당들은 개인 메신저 계정·비밀번호를 판매하는 일당들로부터 구입하거나 인터넷 커뮤니티 등지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토대로 조합한 이메일 계정을 해킹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

이들은 이메일과 일부 메신저 앱의 연락처 정보가 공유된다는 점을 악용해 다른 사람의 연락처에 ‘어머니’, ‘고모’, ‘이모’ 등을 상대로 도용한 이름 또는 프로필 사진을 이용해 가족을 사칭하며 피해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 친분관계 형성후 금품 요구

직접 대면하지 않은 상태에서 SNS나 데이팅 앱을 활용해 친분 관계를 형성한 후 돈을 요구하는 신종 금융사기, 이른바 ‘로맨스 스캠’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광주 동부경찰은 지난 2월 여대생 행세를 하며 채팅 어플에서 알게 된 남성들에게 거짓 구애를 해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C(29)씨를 구속했다. C씨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D(26)씨 등 피해자 6명으로부터 약 5000만원을 송금받아 편취한 혐의다.

C씨는 자신을 ‘수원에 사는 22살 여대생’이라고 소개하며 남성들에게 접근했다. 인터넷에서 도용한 여성의 사진과 함께 SNS 메신저 아이디를 보내며 관심을 표현했다. 신원을 의심하는 사람에게는 합성한 주민등록증과 손글씨 등 사진을 보내 경계를 무너뜨렸다.

실제 여성에 대한 믿음이 생긴 D씨는 매일같이 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고 단 한 번도 만나보지 않은 채 교제를 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D씨가 C씨에게 보낸 돈은 100차례에 걸쳐 총 2900여만원. 휴대전화 소액결제 금액도 100만원에 달했다. D씨는 지난해 12월 여자친구와 메신저 연락이 끊기자 의심을 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 음란영상 녹화해 유포 협박

영상유포 협박을 통해 피해자들로부터 금품을 갈취하는 범죄, 이른바 ‘몸캠 피싱’도 문제다.

지난 25일 전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영상통화 상대방에게 음란행위 녹화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갈취한 혐의(공갈)로 인출책 E(33·중국)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씨는 지난해 10월께 ‘몸캠 피싱’ 조직원들이 채팅 앱을 통해 접촉한 10~20대 피해자 2명으로부터 음란행위를 유도해 이를 녹화한 뒤 지인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 갈취한 750만원을 인출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E씨가 속한 피싱 조직은 피해자들에게 악성코드가 심어진 앱을 설치하도록 만들어 탈취한 연락처를 통해 지인들에게 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몸캠 피싱 조직이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피해자들의 음란행위를 유도할 여성을 고용하거나 녹화된 영상을 활용해 범행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인이 메신저로 금품을 요구하는 경우 본인 여부와 돈이 필요한 이유 등을 반드시 전화로 확인해야 한다”면서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이메일·휴대전화 문자메시지 확인 시 출처가 불분명한 파일을 즉시 삭제하고, 정기적으로 메신저 비밀번호를 변경해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대 기자 nomad@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