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신다던 어머니… 다신 볼 수 없게 만든 음주뺑소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두 아들 위해 평생 뒷바라지
음주운전은 생명은 물론 가정까지 파괴하는 주범

1179
지난해 11월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음주운전자 강력 처벌을 위한 법률을 마련하는 '윤창호법' 발의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펼쳐졌다. 뉴시스 편집에디터
지난해 11월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음주운전자 강력 처벌을 위한 법률을 마련하는 '윤창호법' 발의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펼쳐졌다. 뉴시스 편집에디터

밤 늦게까지 편의점 근무를 하다 귀가에 나선 60대 여성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졌다.

어머니를 도우려 교대 근무를 나온 아들에게 “내일 아침에 보자”고 건넨 한 마디는 작별인사가 돼버렸다.

21일 광주 광산경찰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1시10분께 광주 광산구 운남동 한 아파트 인근 버스정류장 갓길에서 A(60·여)씨가 만취한 정모(46)씨의 쏘나타 차량에 치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이날 오후 11시께 둘째 아들과 업무 교대를 한 뒤 귀가하고자 시내버스를 기다리던 중 변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낸 정씨는 A씨를 들이받고 그대로 현장을 이탈했으며, 충돌로 머리 등을 심하게 다친 A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정씨는 약 1시간 뒤 사고발생 지점에서 15㎞가량 떨어진 제2순환도로 풍암IC에서 재차 추돌사고를 냈고, 목격자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혈중알코올 농도 0.122%(운전면허 취소 수치)의 만취 상태였다. 검거 당시 정씨 차량 보닛에 끼어있던 A씨의 핸드백은 사고의 처참함을 말해주고 있었다.

음주운전자에 의해 한 순간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울분을 토했다.

A씨는 두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60세에 이르는 나이에도 매일같이 편의점 근무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들은 어머니를 위해 짬짬이 일을 도왔다.

사고 당일 평소처럼 어머니를 도우려 나온 둘째 아들에게 “새벽 근무 잘하고 내일 아침에 보자”며 편의점을 나선 것이 A씨의 마지막 모습이 됐다.

경찰은 사고를 내고 피해자 구호없이 달아난 정황을 토대로 정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화목했던 가정이 음주운전 뺑소니로 인해 한순간에 파괴돼 너무나 안타깝다”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술을 마신 후에 운전대를 잡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음주운전 사고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난해 12월18일부터 올해 3월20일까지 광주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는 총 114건이었으며, 부상자는 217명에 이른다.

오선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