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는 행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There’s more to life than being happy)

심리학자 에밀리 에스파하니 스미스- 삶의 의미를 찾는 네 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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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심리학자 에밀리 에스파하니 스미스가 테드 강연을 통해 치열한 세상에서 나답게 사는 의미 있는 삶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테드강연 모습 캡처 최도철 기자 docheol.choi@jnilbo.com
미국 심리학자 에밀리 에스파하니 스미스가 테드 강연을 통해 치열한 세상에서 나답게 사는 의미 있는 삶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테드강연 모습 캡처 최도철 기자 [email protected]

치열하고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나 자신을 지키며 나답게 살 수 있을까? 삶의 위기 상황도 척척 헤쳐 나가는, 회복탄력성 좋은 사람이 되는 비결은 무엇일까?

“행복하려면 자신을 채찍질하지 말고 내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지 살피세요.”

TED 강연에서 ‘행복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연설로 350만여 건의 클릭을 기록한 미국 심리학자 에밀리 에스파하니 스미스(Emily Esfahani Smith)는 그 비결을 추적하기 위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흔들림 없이 살아가는 이들을 연구했다.

긍정심리학 연구자이자 스탠퍼드대학교 후버 연구소(Hoover Institution) 소속 칼럼니스트인 스미스는 아리스토텔레스·석가모니·마하트마 간디·조지 엘리엇·빅터 프랭클 등 저명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집대성하고, 500여 명이 넘는 현대인들을 대면 조사했다. 그 결과 자기답게 사는 사람들은 ‘의미 있는 삶’을 추구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스미스는 연구를 통해 수집한 다양한 삶의 의미를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하고, 그 네 가지 의미를 찾기 위한 네 개의 질문을 다시 제시한다. 이 질문들과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만의 작고 확실한 인생의 의미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의미들은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흔들림 없는 기둥이 되어 자신을 붙들어주는 힘이 된다고 주장한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과 의미를 추구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그리고 의미를 찾아 사는 일이 어떻게 나답게 사는 비결이 될까?

스미스는 먼저 연구 결과를 통해 맹목적 행복 추구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모스(Iris B. Mauss) 등 사회과학자들이 지난 2010년대에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행복을 좇는 사람은 오히려 불행해진다. 현대사회에서는 행복의 조건이 좋은 직장·집·배우자를 얻는 것―즉 성공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행복해지려 애쓰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게 된다. 그 결과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과 자살률이 치솟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고 그녀는 설명한다.

그렇다면 의미를 추구하는 삶은 어떻게 다를까? 그것은 눈에 보이는 행복이나 편안함·안정감에 집착하지 않고, 다소 고통스럽더라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삶이다. 인생이 허무하다는 걸 인정하고, 허무하기에 자기 존재 이유를 스스로 찾고 타인에게 기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삶이다.

이러한 의미들은 거창하지 않지만 매일을 살아가는 데 확실한 힘이 되어준다. 자기 삶 속에서 스스로 찾아냈기에 외부 상황에 따라 흔들릴 일이 없고, 내가 바라는 가장 나다운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그렇게 의미는 작지만 확고한 내면의 기둥이 되고, 의미를 찾은 사람은 시련이 닥쳐도 그 기둥에 기대어 묵묵히 걸을 수 있는 것이다.

스미스는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TED 강연에 나섰다. 모두가 행복을 향해 달리지만 아무도 행복하지 못한 ‘행복 강박 사회’에 경종을 울리며 ‘인생에는 행복보다 중요한 게 있다, 나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건 인생의 의미’라고 강조했다. ‘행복을 좇지 말라’는 파격적인 메시지를 전한 이 강연은 지금까지 수 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의 선택을 받았다.

그렇다면 나만의 의미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먼저 스미스는 다양한 삶의 의미들 중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가 있음을 발견하고 크게 네 가지로 분류했다. 그것은 ‘유대감, 목적, 스토리텔링, 초월’이라는 네 개의 의미였다.

‘유대감(Belonging)’은 가족·친구·동료·연인 등 긴밀한 대상과 맺는 관계에서 느끼는 소속감이다. ‘목적(Purpose)’은 가치 있다고 느끼는 일을 함으로써 세상에 기여하는 만족감을 얻는 것이다.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은 자기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편집하는 한편 남의 이야기에도 공감함으로써 자기 삶을 긍정해보는 과정이다. ‘초월(Transcendence)’은 자기 한계를 뛰어넘는 기쁨을 경험하는 일이다.

이 네 가지 분류는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우리에게 스스로 던져야 할 네 개의 질문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집중하고 있는가?, 누구도 아닌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내 인생이 정말 별로일까?, 나를 뛰어넘는 기쁨을 누려보았는가?”을 다시 제시한다.

스미스가 제시하는 네 개의 질문은 나의 사람과 나의 일의 소중함을 환기하고 내 삶을 좀 더 긍정적으로 보는 계기를 제공하며 가끔씩 스스로를 넘어서는 도전을 하라고 응원한다. 그녀는 “이 소박한 질문과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나만의 소중한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찾아낸 작지만 확실한 의미들은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나아갈 방향이 되어주고 다시 시작하는 힘을 줄 것이다”라고 강조한다.

이 강연은 테드 홈페이지(www.ted.com)에서 영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리=최도철 기자 [email protected]

최도철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