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무더기 검찰 고발·세무조사 의뢰 ‘초강수’

교육청, 30곳 감사 비리액 20억대…리베이트 의혹도
사기 의혹 6곳 고발, 탈세 의혹 19곳 세무조사 의뢰
유치원 "가혹하다"… 시민단체 "감사 결과 낱낱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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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육청 전경. 편집에디터
광주시교육청 전경. 편집에디터

광주시교육청이 회계 비리와 세금 탈루 의혹이 드러난 지역 사립유치원를 대거 검찰에 고발하거나 세무조사를 의뢰했다. 그야말로 초강수를 둔 것이다.

시교육청이 사립유치원 운영 비리와 관련해 형사고발하고 세무조사를 의뢰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사립유치원 30곳에 대해 감사를 진행, 30곳 모두에서 회계 비리 등 모두 218건의 비위 사실을 적발했다.

교육청은 이 가운데 6곳을 사기 혐의로 광주지검에 고발하고, 세금 탈루 의혹이 드러난 19곳에 대해서는 관할 세무서에 세무조사를 의뢰했다.

또 이와 별도로 교육청 감사반원 출입을 저지하고 자료제출을 거부한 11곳도 검찰에 추가 고발했다.

비리 금액은 총 21억여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금을 부당 수령한 것이 밝혀져 9억8000만원이 회수 조치됐고 학부모 반환금도 1억4000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연합회 회비 등으로 부당 사용했다가 유치원 교비로 반납토록 한 금액 역시 9억9000만원이다.

사기 혐의로 고발된 일부 유치원의 경우 ‘수업에 필요한 옷이나 교재를 사야 한다’며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거두고도 실제로는 헌옷이나 중고 물품을 지급하는가 하면 당초 고지한 금액보다 저렴한 물품을 구입한 혐의다.

창의력사고 수업이나 체험활동 비용을 학부모들로부터 거뒀음에도 정작 해당 수업이나 체험활동을 하지 않은 유치원들도 나란히 검찰에 고발됐다.

모 유치원은 지난해 원비를 전년 대비 1.01% 오른 44만9000원으로 신고했지만 실제로는 원아 1인당 프로젝트, 영어, 창의수업 등의 명목을 추가해 실제 원비인상률은 교육청 기준을 훨씬 웃도는 24.6%에 달했다. 이런 상황임에도 ‘학급 운영비가 필요하다’며 혈세 1200만원을 부당 수령했다.

이밖에 한 유치원은 아이들이 마시는 우유를 개당 400원에 납품받고도 최대 1200원씩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특정 유치원은 원장이나 설립자, 또는 설립자 가족 등에게 인건비를 지급하거나 유치원 시설 사용료를 정산하는 과정에서 세금이 누락된 사실도 일부 적발돼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업자와의 무자료 거래에 따른 탈루 의혹이 제기되는 유치원도 있다. 일명 리베이트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범죄나 비위를 단정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불법행위 정황이 포착된 유치원들”이라며 “해당 유치원들의 이의 신청이나 수사기관 판단 등 절차를 거쳐 비리 여부가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사립유치원 측은 ‘교육청이 너무 가혹하다’는 입장이다.

광주 한 사립유치원 관계자는 “감사에 적발된 유치원 가운데 처분 받은 날로부터 한달간 이의제기를 받도록 돼 있는데, 곧바로 검찰 조치한 것은 가혹하다”며 “이번에 입학 연기 신청한 곳도 단 한곳도 없었고, 에듀파인도 모두 가입하는 등 많은 부분 교육청에 협조했다고 생각하는데,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것 같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학부모들과 시민단체는 “사립유치원은 이익을 위해 학부모와 학생들을 볼모로 삼았다”며 사립유치원 감사 결과도 낱낱히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광주여성회는 “한유총의 단체 대화방 대화내용도 지난 12일에 공개됐는데, 집단 휴원이나 폐원 등을 통해 학부모를 불편하게 만들어야 정부와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며 “그들은 학부모들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 대상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 임시국회가 열리고 있는데, 사립유치원의 비리를 근절하고 유아교육의 공공성 확대를 위해서는 사립유치원 3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이 하루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올해 대형 유치원을 중심으로 모두 70곳을 집중적으로 감사한 뒤 내년까지 159개 전체 사립유치원에 대해 감사를 마치기로 했다.

박수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