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깜깜이 선거’ 현직 득 봤다

부정 과열될라 과도 제한... 신인들 얼굴 못알려
되레 불거진 '검은돈'... 광주·전남 82명 檢 고발
농협 '불법 땐 지원 중단' 한 곳도 없어 유명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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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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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막을 내린 제2회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 결과 ‘현직 강세’가 뚜렷했다. 두 번째를 맞는 동시 조합장 선거는 과열을 막기 위해 선거 운동을 과도하게 제한해 ‘깜깜이 선거’로 전락했고, ‘돈 선거’만 기승을 부렸다.

특히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법 개정 등은 여전히 요원한 데다 불법 선거를 막기 위해 농협중앙회가 마련한 자금 지원 중단 등의 제재는 실제 적용 사례가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제2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 개표 결과, 광주·전남 모두 현직 조합장 후보들이 강세를 보였다.

광주·전남에서 당선된 조합장 203명 중 현직이 108명을 차지하며 53.2%를 기록했다.

현 조합장이 후보로 출마한 조합 156곳을 기준으로 하면 69.2%가 재선에 성공, ‘현직 프리미엄’이 큰 힘을 발휘했음을 입증했다.

광주에서 당선된 조합장 18명(무투표 당선 2명 포함) 중 11명(61.1%)이 현직 조합장 후보였다. 현직 조합장 후보자가 없는 3곳을 제외하면 조합 15곳 중 11곳(73.3%)에서 현직이 당선됐다.

전남의 경우 조합 185곳 중 97곳(52.4%)에서 현직 조합장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현직 조합장이 출마한 141곳만 비교할 경우 당선율은 더욱 올라 68.3%를 기록했다.

각종 선거운동방식 제한으로 ‘깜깜이 선거’가 되풀이되면서 현직들이 강세를 보인 것이란 분석이다.

지방선거와 달리 예비후보 기간이 별도로 없는 데다 선거운동원이나 선거사무소 없이 후보 본인만 선거운동이 가능하고 연설회나 토론회가 금지되는 등 현직 이외에 신인들이 얼굴을 알리기는 쉽지 않다.

신인급 후보들의 손과 발이 묶이면서 평소 조합원들과 활발한 접촉을 지속해온 현직 조합장의 인지도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선거운동 방법이 제한되면서 오히려 음성적인 돈 선거가 활개를 쳤다는 지적이다.

광주·전남선관위는 지난 13일 기준 광주 20건·전남 76건 등 총 96건의 금품 제공 등 불법 선거운동 사례를 적발했다. 또 검찰에 고발한 선거사범은 82명에 달한다.

깜깜이 선거·돈 선거가 근절되지 않고 있지만, 페널티 적용이나 제도 개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농협중앙회는 불법 선거로 공신력 실추가 우려되는 조합에 자금 지원 중단 등의 페널티를 부여하기로 했지만, 실제 제재를 받은 조합은 단 한 곳도 없다. 수협·산림조합 중앙회는 불법 선거가 발생한 조합에 대한 아무런 제재 장치도 없다.

제1회 동시 조합장 선거 때 유권자의 알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비판이 일면서 중앙선관위와 해양수산부 등이 지난 2015년 7월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개정안은 현재까지 국회에 계류 중이다.

김성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