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손발 묶어 ‘돈선거’로 치른 동시 조합장 선거

합리적인 제도 개선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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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가 13일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를 통해 광주·전남에서는 모두 203명의 조합장이 당선돼 농·수·축협과 원예농협, 산립조합 등을 이끌게 됐다. 고흥 풍양농협 박미화 조합장은 1988년 조합장 직선제가 시행된 이후 광주와 전남에서 처음으로 여성으로서 당선의 영예를 안아 화제를 모았다. 당선된 조합장들에게 축하를 보내며, 해당 조합과 지역 발전을 위해 헌신해 줄 것을 당부한다.

그러나 이번 조합장 선거 역시 ‘돈선거’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쉽다. 광주와 나주에서는 악수하는 척하며 조합원에게 돈을 건넨 입후보예정자가 적발돼 지역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적발된 불법 선거는 광주가 20건, 전남이 76건에 달한다. 4년 전 1회 동시 조합장 선거 때보다 적발 건수가 크게 늘었다.

고질적인 표 매수 행위가 사라지지 않은 것은 후보들의 손과 발을 묶어 지나치게 선거운동을 제약한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방선거와 달리 예비후보 기간이 별도로 없는 데다 선거운동원이나 선거사무소 없이 후보 본인만 운동이 가능하고 연설회나 토론회가 금지됐다. 유권자 집을 방문할 수 없고 농·축협 특성상 논밭과 축사 등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도 이마저도 방문을 막았다. 이러다 보니 유권자인 조합원들이 후보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투표소로 향했고, 이것이 고질적인 표 매수 행위로 이어졌다. 이 같은 ‘깜깜이 선거’는 현직에 유리하고 신인들에게는 불리하게 작용했다. 현직 조합장이 후보로 출마한 광주·전남 156곳에서 69.2%가 재선에 성공했다.

앞으로 4년 후에 열리는 제3회 동시 조합장 선거가 또다시 ‘깜깜이 선거’, ‘돈선거’로 치러져서는 안 된다. 선거운동 기간을 늘리고 후보자를 알릴 수 있는 공개 토론회 등을 신설해야 한다. 조합장의 과도한 권한을 축소하고 비상임화 하는 것도 과열선거를 막는 방법이다. 국회가 당장 법 개정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