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진상규명조사위 출범 더 미룰 수 없다

한국당 몽니로 6개월째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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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씨는 재판을 받기 위해 광주에 와서도 부끄러운 줄을 몰랐다. 5월 영령과 광주 시민들에게 참회할 마지막 기회마저 스스로 걷어찼다. 그는 재판정에서도 엄연하게 사실로 밝혀진 헬기 사격이 없었다며 공소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한 것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진상규명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의 몽니로 6개월째 출범하지 못하고 있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의 표류가 그래서 더 안타깝다.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된 5·18 진상규명특별법은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위를 두도록 해 우리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4일 출범해야 할 조사위는 6개월이 지난 지금도 닻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의 몽니 때문이다. 한국당은 자당 몫의 조사위원 3명을 올 1월에에 늑장 추천했고, 그것도 자격 미달 후보를 추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명의 임명을 거부하자 나경원 원내대표는 “추천위원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 자격 요건 서류를 추가해 청와대에 (기존 추천 후보를 )다시 보낼 것”이라며 몽니를 부리고 있다.

5·18 조사위는 위원 9명이 모두 임명돼야 출범할 수 있다. 한국당이 거부된 2명의 추천을 차일피일 미루면 언제 출범할지 알 수 없다. 한시가 급한 조사위의 출범이 이렇게 표류하고 있는 것은 광주 시민들로서는 분통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이 출범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평화당 천정배 의원은 조사위의 한국당 추천 몫 박탈을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요구했다. 바른미래당은 위원회 정원 2/3가 먼저 선임된다면 위원회 구성을 먼저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특별법 개정안을 내놨다.

5.18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위가 제때 가동됐다면 전두환이 저렇게 당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위원회가 출범해야 한다. 한국당은 조사위 출범을 방해하지 말고 2명의 위원 추천을 즉각 포기해야 한다. 위원회 정원 2/3가 차면 조사위를 출범시킬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도 시급하다. 5·18 조사위가 한국당의 몽니에 끌려다니도록 더 놔둬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