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 생활쓰레기 자원화시설 ‘성능조작 의혹’ 사실로 드러나

전남경찰, 2년 수사끝에 시공업체 간부들 입건
폐기물고형연료 생산량 늘리려 직원 시켜 조작
반쪽 성능에 폐기물 처리 제때 못해 주민피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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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3월부터 정상가동이 중단된 채 시운전만 해오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나주·화순 광역자원화시설 모습. 나주=박송엽 기자 sypark22@jnilbo.com
지난 2017년 3월부터 정상가동이 중단된 채 시운전만 해오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나주·화순 광역자원화시설 모습. 나주=박송엽 기자 [email protected]

잦은 고장으로 가동중단 사태까지 빚어 나주시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나주·화순 광역자원화시설'(가연성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MTB)과 관련, 그동안 제기됐던 성능조작 의혹이 2년의 경찰 수사 끝에 사실로 드러나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전남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3일 나주·화순 광역자원화시설의 준공을 앞두고 현장직원들을 시켜 성능을 조작하도록 한 혐의(업무방해)로 시공업체 간부 A(52)씨 등 3명을 지난달 22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나주 신도일반산업단지 내 나주·화순 광역자원화시설 준공을 앞둔 지난 2014년 4월16일부터 같은 달 19일 사이 현장감독관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이용, 해당 시설의 폐기물고형연료(SRF) 생산량을 부풀리고자 현장직원들에게 성능조작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시공업체 간부 A씨 등의 지시를 받은 현장직원들은 생산된 SRF의 무게를 2~3중으로 측정하고, 심지어 사람이 위에 올라가 중량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성능조작을 했다.

해당 시설은 나주와 화순에서 발생한 가연성 생활쓰레기를 SRF로 변환시키는 광역자원화시설로 지난 2014년 준공 및 한국환경공단의 성능합격 인증을 거친 뒤 나주시가 맡아 가동을 시작했지만, 3년간 잦은 하자 발생으로 말썽을 일으켜 끝내 가동중단 사태까지 빚었다.

매일 130t의 생활쓰레기를 SRF로 자원화해야 하지만 설비기계의 성능 미달로 절반 수준도 못 미치는 50t 정도만 처리하는 날이 허다했다.

이 때문에 쓰레기가 시설 입구에 정체돼 쌓이면서 인근 혁신도시 입주민들의 악취로 인한 집단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더욱이 위탁운영업체인 ‘한라OMS’ 해고 직원들이 준공 당시 △시험운전 성능조작 △운영비 부풀리기 △인건비 횡령 등이 발생했다고 폭로하면서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당시 해고 직원들은 “나주시로 시설물을 이관하기 위해 이뤄진 성능시험 운전에서 1시간 당 10t씩 총 13시간 동안 폐기물을 투입해야 하는데, 계근대와 크레인 작동 횟수 조작을 통해 실제로는 1시간 당 8t 정도만 투입하는 방법으로 합격처리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이처럼 성능조작 등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나주시는 지난 2016년 12월과 이듬해 3월 2차례에 걸쳐 다시 성능검증을 추진했지만 의혹은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항목이 설계서상의 성능보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시공사와 하자보수 보증기관에 해당 기계설비 교체 등의 하자보수를 요구해 왔으나, 시공사 측에서는 설계에 포함되지 않은 단순 성능미달 사항으로 하자보수 대상이 아니라면서 이를 거부해 왔다.

결국 나주시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끝에야 잇따른 시설 하자는 시공사 측의 성능조작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앞서 나주시는 지난 2017년 10월 해당 시설의 하자발생 원인과 책임소재 규명 및 하자보수 등을 위해 시공사·하자보수 보증기관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손배청구액은 21억원에 이른다. 해당 소송은 광주지방법원에 2년째 계류 중이며, 이에 따라 시설도 정상 가동이 멈춰있다.

나주시는 이번 경찰 수사 결과가 소송에 영향을 미쳐 시설에 대한 하자보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주시 관계자는 “운영비 부풀리기와 인건비 횡령 등에 대한 의혹은 밝혀내지 못한 채 검찰에 사건이 송치됐지만, 시설의 성능조작은 사실로 확인된 만큼 현재 시공사·하자보수 보증기관을 상대로 진행중인 민사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대 기자 [email protected]
나주=박송엽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