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 일파만파…국회 급랭

민주당, 윤리위 제소 ...사과 사퇴 요구...야권도 비판  한국당, 민주당이 사과해라.. 여야 다시 대치 정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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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통령을 ‘김정은 수석대변인’으로 비하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12일 국회교섭단체 대표 연설로 정국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윤리특위 제소 등 강력히 대응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정상화된 3월 임시국회가 파행 기로에 놓이게 됐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며 막말에 가까운 발언을 해 민주당 의원들의 격한 항의를 받았다. 나 원내대표는 외교안보,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해 정부를 비판하며 “좌파 정권”이라고 직격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퇴장과 육탄 항의가 이어져 이를 막는 한국당 의원들과의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본회의장은 고성과 야유, 삿대질이 난무하며 한동안 연설이 중단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의 중재로 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은 마무리 됐지만, 민주당은 곧바로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윤리위 제소 방침을 정했다.

이해찬 대표는 “대한민국 국가 원수에 대한 모독죄”라며 “당에서는 즉각 법률적 검토를 해서 국회 윤리위에 회부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국회에서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잘 세워야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의원은 본회의나 위원회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거나 다른 사람의 사생활에 대한 발언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국회법 제146를 제소의 근거로 들었다.

윤호중 사무총장과 조정식 정책위 의장은 나 원내대표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고, “국회에서 협상은 무의미하다”는 격앙된 발언까지 나왔다.

야권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렇게 볼썽사나운 모습들을 국민들께 보여준 점에 대해서 얼굴을 들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은 “일부러 싸움을 일으키는 구태 중의 구태 정치행태였다”라고 했고, 정의당은 “과격하고 극렬한 언사로 친박 태극기 부대의 아이돌로 낙점되겠다는 의도가 너무나 뻔히 보였다”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은 오히려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반대편의 얘기를 안 듣는 모습이 그대로 보였다”며 “그런 면에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왜곡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 “국민에 대한 사과는 외신의 표현을 빌려가면서까지 실정을 지적하고 국민적 걱정을 전달한 야당 대표가 아니라, 이런 현실을 초래한 청와대와 권력의 눈치를 보며 이를 방치한 민주당이 해야한다”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선 나 원내대표의 연설로 국회가 올스톱 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여야가 오는 28일과 다음 달 5일 열기로 합의한 본회의 개최 전망마저 어두워지고 있다.

서울=김선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