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의원 징계 유보는 국민 기만”… 여야 4당, 강력 비판

차기 지도부로 공 넘겨 '징계 유야무야' 노리나
"전대 출마 길 열어줘 강도에 칼 쥐어 준 꼴"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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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회 의원들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18을 왜곡하고 폄훼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규탄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제공 편집에디터
광주시의회 의원들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5·18을 왜곡하고 폄훼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규탄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제공 편집에디터

5·18민주화운동 비하로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된 자유한국당 김진태, 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 조치가 유보되면서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당 윤리위원회는 14일 이종명 의원만 ‘제명’하고, 다른 두 김 의원은 전당대회에 출마하면 징계할 수 없다는 당규를 들어 ‘징계유예’ 조치를 내렸다. 김진태 의원은 당 대표, 김순례 의원은 여성 최고위원에 출마했다.

5·18 망언 파문에 휩싸인 세 의원을 제명하라는 국민적 요구가 높지만, 두 의원이 2·27 전대까지 시간을 벌면서 향후 징계 논의가 제대로 진행될지 미지수다. 이번 당 윤리위 결정이 전대 후 꾸려지는 차기 지도부로 ‘공’을 떠넘겨 징계가 유야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여야 4당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제명 징계안’ 논의 방향을 왜곡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시간이 길어져 국민적 관심이 옮겨가거나, 이들이 당선되기라도 한다면 한국당의 반대로 제명 논의가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윤리특위는 특위 위원장과 간사들이 제출된 징계안의 안건 상정 여부를 정한 뒤, 상정되면 경고·사과·30일 출석정지·제명 중 하나를 결정한다. 제명으로 결론나면 국회 본회의에서 총 재적의원(298명)의 3분의 2(199명)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한국당(113명)에서 적어도 20표 가까운 찬성표가 나와야 한다.

이들의 5·18망언이 전당대회에서 어떻게 작용할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김진태 후보는 이날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진행된 대전‧충청‧호남권 연설회에서 자신이 당 대표가 돼야 5‧18 관련된 징계를 면할 수 있다며 제명과 출마를 결부시켰다. 김 후보는 “만약 당 대표가 되지 않으면 이 당에서 쫓겨날 수 있는데 괜찮겠느냐”고 물었고, 지지자들은 “아뇨”라고 답했다. 5·18 유공자를 ‘괴물’로 지칭했던 김순례 의원은 지도부 만류에도 출마를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른미래당 김익환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두 의원의 국민 조롱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라며 “망언에 대해 겉으로는 사과하는 척하면서 속으로는 인지도 상승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었다니 야누스도 울고 갈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종명 의원 제명 결정 또한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은 이 의원이 10일 안에 재심을 청구하지 않으면, 의원총회를 열고 소속의원 3분의 2(76명) 이상 찬성시 제명을 확정하게 된다. 이 의원의 제명 찬성에 다수의 동료 의원들이 표를 던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이 의원의 제명안 의총 부결 가능성에 대해, “가정을 전제로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야 4당은 이번 한국당 조치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민적 공분이 하늘을 찌르는 사안을 두고 자당의 규칙을 내세워 보호막을 씌우는 한국당의 안일한 사태 인식이 놀랍다”며 “한낱 당직 선출에 관한 규정을 내세워 민주화 역사를 날조한 망언자들에 대한 징계를 미룬다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은 “제1야당임이 부끄럽지 않으냐”고 했고,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윤리 개념이 없는 한국당의 결정답다”고 논평했다.

보수 정당인 바른미래당은 공당의 윤리위가 죽었다며 비판 수위를 더욱 높였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5·18 망언을 쏟아낸 자들에게 당 대표와 최고위원으로 가는 길을 열어준 윤리위의 결정은 날강도에게 다시 칼을 손에 쥐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한국당 윤리위가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2차 가해이자, 비열한 확인사살 만행을 저지른 셈이다”라고 맹비난했다.

서울=김선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