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소방출동로 설치로 골든타임 지킨다

광주 북부소방, 전국 최초 공동주택 내 출동로 설치
고속도로 주행유도선에서 착안·아파트 단지에 적용
복잡한 구조·야간에도 선만 따라가면 신속 도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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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출동 시 신속한 위치 파악을 돕기위한 COLOR LINE(공동주택 소방 출동로 표시선)이 11일 광주 북구 우산동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그려지고 있다. 광주 북부소방서 자체 특수 시범사업으로 진행됬으며 전국 최초로 아파트 단지 입구에 표시선이 그려졌다. 나건호 기자 나건호 기자 gunho.na@jnilbo.com
소방 출동 시 신속한 위치 파악을 돕기위한 COLOR LINE(공동주택 소방 출동로 표시선)이 11일 광주 북구 우산동의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그려지고 있다. 광주 북부소방서 자체 특수 시범사업으로 진행됬으며 전국 최초로 아파트 단지 입구에 표시선이 그려졌다. 나건호 기자 나건호 기자 [email protected]

“도로에 표시된 출동로를 따라가면 복잡한 아파트 단지에서도 헤매지 않고 바로 현장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11일 광주 북구 우산동 한 아파트단지. 출입로 부분에서 각 동으로 이어지는 113m 구간 도로 위에 적색과 청색 선이 새로 그려졌다. 오른쪽 단지로 이어진 적색 선 위에는 ‘304~306’이 적혔고, 왼쪽 청색 선에는 ‘301~303’이 새겨졌다. 각각의 선을 따라가면 나오는 동 번호다.

노면에 페인트칠을 하는 시공업체와 함께 현장을 누비며 상황을 지켜보는 이는 다름 아닌 소방대원들. 광주 북부소방서가 공동주택 내 신속한 출동로 확보를 위해 이른바 ‘컬러 라인’ 시범설치에 나선 것이다.

여러 동이 밀집한 아파트 단지의 경우 미로처럼 얽힌 길을 헤매다 소방차량의 도착 시간이 지체되기도 한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는 물론이고, 화재시에도 아파트 단지 특성상 초기 진압이 늦어질 경우 인명·재산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어 신속 출동은 소방의 제1원칙이다.

신고자가 불러준 주소를 찾아가는 게 뭐 그리 어렵겠냐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실제 현장의 상황은 다양한 변수가 가득해 생각처럼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기에 쏟아지는 무전을 받으며 긴급상황에서 빠른 길을 순간적으로 캐치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야간에는 단지 내 안내판이나 건물에 적힌 동 숫자가 잘 보이지 않아 더욱 헤매게 된다. 좁은 단지 내 도로 여건상 한번 길을 잘 못 들어서면 시간이 너무 지체돼 어떤 경우에는 소방차량을 그냥 세워두고 대원이 현장으로 달려가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는 게 일선 소방대원들 얘기다.

지역 119안전센터장 시절 이 같은 상황을 자주 목격한 오광훈 광주 북부소방서 예방총괄담당은 현장에서의 경험을 앞세워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보기로 했다. 소속 팀원들과 아이디어를 내놓은 끝에 겨울철 특수시책으로 내민 것이 ‘공동주택내 소방출동로 확보 구축’ 사업이다.

고속도로 나들목과 갈림길 등에 사용되고 있는 ‘주행유도선’에서 착안했다. 지난 2011년 처음 고속도로에 설치된 컬러 주행유도선은 초행길 운전자에게 도움을 주고 교통사고 발생률까지 낮추는 등 큰 효과를 본 정책이다.

이 유도선은 아파트 단지의 각 동으로 이어지는 최단거리를 도로에 표시해 시인성을 높여 출동한 소방대원이 보다 신속하게 현장에 도착할 수 있게끔 돕게 된다.

이에 광주시소방안전본부측도 이 사업에 기대를 갖고 있다.

이날 시범 설치가 이뤄진 아파트 단지를 시작으로 화재나 구급환자 수요가 높은 취약계층 거주지부터 차근차근 확대돼 나갈 것으로 보인다.

오광훈 광주 북부소방서 예방총괄담당은 “간단한 발상이지만 일선 대원 등 소방 내부에서는 이번 시책이 현장에서 큰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향후 제도화를 통해 각 아파트 단지로 확대되면 소방 골든타임 확보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