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인재 채용 가로막는 혁신도시법 개정하라

예외 조항 둬 채용 통계만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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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 인재 채용 비율을 매년 높이고 있지만, 현실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나주 빛가람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이전 공공기관의 지난해 채용 규모를 보니 지역 인재 채용 인원이 줄어든 곳도 있었다. 정부가 지역 인재 채용을 늘리기 위해 ‘혁신도시 특별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어이없게도 채용 규모를 줄여도 정부가 고시한 의무 채용 비율을 지킬 수 있는 ‘예외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현행 특별법 시행령엔 이전 공공기관의 본사가 아닌 지역본부 또는 지사에서 별도 채용하는 인력은 지역 인재 채용 적용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다. 이 조항을 적용하면 공공기관의 지역 인재 의무 채용 대상 인원이 그만큼 줄어든다. 지역 인재 채용 대상 인원, 즉 ‘분모’가 감소하다 보니 의무 채용 인원, 즉 ‘분수’가 줄어도 통계상으론 채용 비율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게 된다.

대표적 사례가 빛가람 공동혁신도시로 이전한 한국전력이다. 한국전력의 지난해 정규직 채용 인원은 1786명이다. 이 중 ‘지역 인재’는 223명으로 2017년 채용한 245명보다 적다. 채용 비율도 12.2%로 법정 의무채용 비율 18%를 훨씬 밑돈다. 그런데 한전이 지난해 채용한 1786명 중 ‘지역본부 또는 지사에서 별도로 채용’ 등의 예외 조항에 포함된 인원이 663명이다. 663명을 제외하면 지역 인재 채용 대상 인원이 1123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분모’가 1786명에서 1123명으로 감소하다 보니 지역 인재 채용이 줄어도 채용 비율이 전년도보다 높은 19.9%가 된 것이다.

현 정부는 혁신도시 공공기관의 지역 인재 채용 인원을 매년 늘려 2022년엔 채용 비율을 30%까지 높이려 한다. 그 방침을 현실화하기 위해 혁신도시 특별법을 시행하고 있는데 그 법의 예외 조항이 걸림돌이 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광주시 등 지자체들이 법 개정을 강력히 바라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국정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 이 정부의 당국자들은 그 요구를 외면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