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도시, 극장, 오케스트라 ‘프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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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프라하 성 편집에디터
체코 프라하 성 편집에디터

‘동유럽의 보석 ‘프라하’

백홍승 광주시립교향악단운영실장 편집에디터
백홍승 광주시립교향악단운영실장 편집에디터

사람들은 체코의 ‘프라하’를 동유럽의 보석이라고 부른다. 2차 세계대전 중에도 히틀러는 이 아름다운 도시만은 폭격을 자제하라는 명령을 내리면서 프라하는 보존될 수 있었다. 역사 깊은 도시 프라하는 도시 중앙을 가로지르는 블타바 강(독일어로 몰다우 강)을 따라 맥주를 마시며 감상하는 야경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답다. 프라하 성, 성 비투스 대성당, 까를교, 천문 시계탑 등은 프라하 여행의 필수 코스다. 프라하에는 바로크, 르네상스, 고딕, 신고전주의 건축물들이 어우러져 있으며 ‘2차 세계대전’과 1968년 ‘프라하의 봄’ 같은 근대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적들도 있다. 강의 동쪽 기슭은 주로 12세기에 조성된 스타레메스토 (Staré Město/구시가지)와 14세기의 노베메스토(Nové Město/ 신시가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두 구역 모두에는 역사적 기념물들과 교회들이 많이 있다. 특히 노베 메스토의 건축물들로 인해 프라하는 ‘100개의 뾰쪽한 탑을 가진 도시’로 묘사되기도 한다. 프라하는 문화와 예술의 도시로서 특히 음악과 문학 분야에서 훌륭한 전통과 명성을 지니고 있다. 체코의 위대한 작곡가인 베드르지흐 스메타나(Bedrich Smetana), 안토닌 드보르자크(Antonin Dvorak), 레오슈 야나체크(Leos Janacek)를 기념하는 음악제가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프라하가 자랑하는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동유럽 최고의 오케스트라로 평가 받고 있다. 프라하 출신의 저명한 작가로는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 라이너 마리아 릴케(Rainer Maria Rilke), 야로슬라프 하셰크(Jaroslav Hašek)등이 있다.

프라하의 명소 까를교(Charles Bridge)는 블타바 강 우측의 구시가지와 좌측 언덕 위에 우뚝 세워진 프라하 성을 연결해 주는 체코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이자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중 하나다.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이자 프라하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카를 4세가 블타바 강에 놓은 다리로 너비 10m, 길이 520m에 이르며 16개의 아치가 떠받치고 있는 이 다리는 유럽 중세 건축의 걸작으로 꼽힌다. 17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약 300년에 걸쳐 제작된 다리 위 30개의 예술성 높은 성인상(聖人像)들도 유명한데 그중 관광객들이 꼭 들러서 소원을 빌고 가는 조각상은 성 요한 네포무크(Saint John of Nepomuk)의 상(像)이다. 고해성사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버린 최초의 순교자로 체코의 국민적인 성인인 성 요한 네포무크는 보헤미아 국왕이자 로마 왕이었던 바츨라프 4세에 의해 죽임을 당한 신부(神父)다. 요한 네포무크는 바츨라프 4세의 두 번째 부인인 소피 왕비의 고해(告解)신부였다. 어느 날 왕비가 자신에게 정부가 있었음을 고해하던 것을 신하가 엿듣고 왕에게 고자질을 하는 바람에 왕은 왕비의 불륜 사실을 알아내기 위해 요한 네포무크를 불러 그녀가 한 고해내용을 말하라고 명령하지만 사제는 신(神)이 금하는 것을 할 수 없다며 단호히 거절한다. 그러자 왕은 자신에게 그 내용을 말할 수 없다면 누구 하나의 생명에게 말해 보라고 이야기 했고 그는 사람이 아닌 옆에 있던 개에게 뭔가 귓속말을 한다. 이에 격노(激怒)한 왕은 그의 혀를 자르고 고문한 후 블타바 강에 내던져 죽인다. 요한 네포무크 신부가 블타바 강에 빠지고 난 다음 날 강 위에는 다섯 개의 별과 같은 광채가 떠올라서 그곳에서 시체를 수습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성 요한 네포무크 조각상 아래에는 순교 장면을 묘사한 부조가 있는데 이것을 만지면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배우자가 자신에게만 충성하기를 바라면 개를 만지고, 다시 프라하로 돌아오고 싶으면 왕비를 만지고, 뭐든 소원이 이뤄지길 바란다면 다리 밑으로 떨어지는 요한 네포무크 신부를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기억하는 프라하는 여느 유럽의 도시보다 특별하다. 아름다운 예술의 도시이면서도 내면에는 우울하고 어두운 톤도 함께 간직하고 있는, 그래서 더욱 낭만적인 매력의 도시라서 매번 회상할 때마다 가슴이 설레고 두근거리는 그런 곳이다.

극장과 오케스트라

프라하에는 두 개의 환상적으로 아름다운 콘서트홀이 있는데 바로 스메타나 홀(시민회관/Obecní dům)과 드보르작 홀(루돌피눔/ Rudolfinum)이다. 스메타나 홀은 전례 없는 예술성 및 공예 기술의 완벽함을 보여주는 아르누보 양식 건축물로서 풍부한 내, 외부의 아르누보 장식은 A. 무하, M. 슈바빈스키, J.V.미슬벡 등의 작품이다. 매력적인 콘서트홀과 체코의 독립선언문을 낭독했던 역사적인 발코니 라운지와 함께 이 기념비적인 건물은 경이로운 인테리어의 정수를 보여준다. 2017년 10월 이 스메타나 홀에서 광주시립교향악단은 유럽 투어 콘서트를 진행하면서 상임 지휘자 김홍재의 지휘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4번 등 을 연주하였다. 드보르작 홀은 프라하에 있는 또 하나의 세계적 명성의 콘서트홀이며 1896년 안토닌 드보르작이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고 연주했던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상주하는 곳이다. 네오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로 특히 메인 콘서트홀 인 드보르작 홀에서는 매년 세계적 수준의 국제음악제인 ‘프라하의 봄’ 페스티벌이 열리는데 이 콘서트홀은 특히 훌륭한 음향 조건으로 더욱 유명하다.

체코에는 동유럽에서 꽤 유명한 오케스트라가 여러 개 있다.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Czech Philharmonic Orchestra), 프라하방송교향악단 (Prague Radio Symphony Orchestra), 야나체크 필하모닉오케스트라 (Janacek Philharmonic Orchestra)등이 잘 알려진 오케스트라인데 이 가운데에서도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유럽 전체에서 빠지지 않는 출중한 실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체코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와 전통의 교향악단으로서 체코 문화를 대표한다. 1896년 1월 4일에 프라하 국립 오페라극장의 관현악단이 프라하 음악원 출신 연주자들을 보강한 형태로 첫 공연을 가지게 되는데 이 교향악단이 바로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Czech Philharmonic Orchestra)다. 지휘는 드보르작이 맡았으며 프로그램에는 그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의 체코 초연도 포함되어 있었다. 1919년에 상임 지휘자로 취임한 ‘바츨라프 탈리히'(Vaclav Talich)는 1941년까지 장기간 재임하면서 이 악단을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이후 체코 필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프라하의 봄’ 국제 음악제 출연과 레코딩도 이 때 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1941년 독일군이 체코슬로바키아를 점령하면서 ‘탈리히’는 직위해제를 당하고 후임으로 ‘라파엘 쿠벨릭’이 임명되었다. 이 시기에 체코 필은 독일의 선전부 장관 ‘조셉 괴벨스’ (Joseph Goebbels)의 지시에 의해 베를린과 드레스덴에서 공연을 진행하였고 1944 년 4 월에는 “아돌프 히틀러 총통 55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독일군 지배 하에서 여러 관제 행사에 동원되어야 했고 전쟁 말기에는 사실상 활동 정지 상태에 놓이기도 했다. 그러나 스메타나의 걸작 ‘나의 조국’은 나치 점령 (1939-1945) 당시처럼 자주 연주 된 적이 없을 정도로 프라하와 보헤미아와 모라비아의 보호 구역 전체에 걸쳐 수십 개의 도시에서 계속 연주되었다. 1945 년 2 월 8 일, 31 살의 음악평론가 Zenněk Němec이 게슈타포(독일 비밀경찰/Gestapo)에 의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그는 ‘나의조국’을 연주한 체코 필의 음악회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글을 썼었다. “체코의 고대 전설 속 블레닉 기사단의 승리는 국가가 가장 어려운 순간에 구원을 가져 왔으며 암흑과 속박의 족쇄에서 나라를 구했다. 마찬가지로 스메타나의 작품 ‘나의 조국’은 1 차 세계 대전 중 그 목적을 달성했으며 오늘날까지도 계속 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체코 필은 국립 교향악단으로 승격되었고 1950년에 카렐 안체를(Karel Ancerl)이 상임 지휘자로 취임해 본격적인 악단 재건을 시작하는데 바로 이 시기부터 약 20년간 체코 필은 지금까지 체코 필의 역사상 가장 빛나는 국제적인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아시아, 유럽, 미국 등 무려 28 개국 60 개 도시의 투어에는 비엔나의 ‘뮤직훼라인'(Musikverein)과 뉴욕의 카네기 홀(Carnegie Hall)등 당시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무대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체코의 민주화 이후 체코 필은 특히 일본의 음반사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종래의 클래식 공연 일변도의 활동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자본주의 사회에 적응하는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체코 필하모닉은 2018년 10월 3일, 체코 독립 100 주년을 기념하는 콘서트에서 세계 최정상급 지휘자 ‘세몬 비치코프'(Semyon Bychkov)를 수석 지휘자로 임명하면서 지난날의 찬란했던 영광을 되찾겠다는 야심찬 각오를 보이고 있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출신으로 20세 때 라흐마니노프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시작된 ‘비치코프’의 국제적인 경력은 그야말로 눈부시다. 전 세계를 무대로 베를린 필하모닉, 로얄 콘세르트허바우, 빈 필하모닉, 뮌헨 필하모닉,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런던 심포니, 시카고 심포니, 뉴욕 필하모닉 등 세계 초일류 교향악단들을 객원 지휘하면서 지속적으로 큰 주목을 받아온 ‘비치코프’는 진정한 거장(巨匠) 중의 거장이라 할 수 있으며 그의 수석 지휘자 취임으로 인해 전 세계 클래식 팬들은 향 후 체코 필의 활동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체코 카를교 편집에디터
체코 카를교 편집에디터
성 요한 네포무크 편집에디터
성 요한 네포무크 편집에디터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편집에디터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편집에디터
지휘자 세몬 비치코프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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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나치시대 관제 행사에 동원된 체코 필하모닉 편집에디터
히틀러 나치시대 관제 행사에 동원된 체코 필하모닉 편집에디터
드보르작 홀 편집에디터
드보르작 홀 편집에디터
스메타나 홀 편집에디터
스메타나 홀 편집에디터
광주시향 스메타나 홀 편집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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