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부정 위원’ 기어이 밀어붙이는 한국당

권태오·이동욱·차기환 진상규명위원 명단 국회 제출
부적절 인물 강력 반대 아랑곳않고 재추전 거부
특별법이 정한 자격 요건에 부합한가 검토 작업
권·이 논란... 추천절차 통과해도 청와대 재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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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단체 등 광주시민사회단체·정당이 16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자유한국당의 5·18 진상규명위원 추천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추천인사의 프로필을 찢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오월단체 등 광주시민사회단체·정당이 16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자유한국당의 5·18 진상규명위원 추천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추천인사의 프로필을 찢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위원 추천자 명단을 국회 의사국 의안과에 접수하면서, 위원 자격 논란이 불거질 조짐이다.

국회 의안과는 23일 한국당이 전날 자당 몫의 조사위원 3명의 명단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추천 명단은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상임위원)과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차기환 변호사(비상임위원) 등 종전에 발표한 인사들이다. 여야 정치권과 5월단체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폄훼한 이 전 기자와 차 변호사에 대해 재추천을 촉구했지만, 거부됐다.

국회 의안과는 이들을 포함해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이 추천한 6명 등 총 9명에 대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정한 조사위원 자격 요건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정치권 안팎에선 한국당이 공개한 이력대로라면, 이 전 기자와 권 전 사무처장은 자격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518특별법’ 제7조 위원회 구성에는 조사위원 자격 요건을 5가지로 규정했다. △판·검사·군법무관 또는 변호사의 직에 5년 이상 재직한 사람 △대학에서 역사고증·군사안보 관련 분야, 정치·행정·법 관련 분야, 또는 물리학·탄도학 등의 교수·부교수 또는 조교수의 직에 5년 이상 재직한 사람 △법의학 전공자로서 관련 업무에 5년 이상 종사한 사람 △역사고증·사료편찬 등의 연구활동에 5년 이상 종사한 사람 △국내외 인권 분야 민간단체에서 5년 이상 종사한 사람 등이다.

한국당이 밝힌 이 전 기자의 대표 경력은 도서출판 자유전선 대표(현), 한국갤럽 전 전문위원이다. 기자 시절 5·18취재 경력을 역사고증 등의 활동으로 볼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 정도의 대표 경력으로는 특별법에서 정한 자격 요건을 적용하기에는 여러가지 논란이 있어 보인다.

권 전 사무처장은 군 출신 인사다. 2014년 중장으로 예편할 때까지 한미연합사 특수작전처장, 육군 8군단장(중장) 등을 역임했다. 군사·안보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할 수 있지만 특별법에선 이 경우에도 조교수 5년 이상의 대학 교수직 경력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 의안과 관계자는 “한국당에 조사위원 자격 요건에 대한 충분한 검증을 요구했고, 관련 자료(경력)를 받았다”면서 “추가 이력 등을 검토해 이번주중 국회의장에게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회 의안과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결재를 받으면, 정부(국방부)에 추천 명단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검토 의견서에 결격 사유가 명시되거나, 한국당의 소명(검증)이 부족하다면 국회 검증 단계에서 추천 작업이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또 국회의 추천 절차를 통과하더라도 청와대에서 다시 인사 검증이 이뤄지는 만큼 향후 임명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와 관련,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이 전 기자는 대표 경력이 소명되지 않고, 자격 요건에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철저한 인사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과 민주평화당은 5·18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인사들이 참여하는 ‘5·18진상규명 조사위원회’ 출범은 안된다며 5·18특별법 개정 작업에 착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진상조사위원회 출범까지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울=김선욱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