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 없던 옛 광주교도소 활용안 발표에 광주시 당황

정부, 부지에 '첨단물류·창업공간 조성안' 계획 발표
시 "대통령 공약 민주인권 기념파크 들어 설 곳" 반발
기획재정부 "참고로 제시한 것일뿐... 차후 논의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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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광주교도소 부지에 들어설 솔로몬 로 파크와 민주·인권 기념파크 사업 위치도. 편집에디터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 들어설 솔로몬 로 파크와 민주·인권 기념파크 사업 위치도. 편집에디터

5·18민주화운동 사적지인 옛 광주교도소 부지 개발이 본격화 될 전망이지만 광주시의 입장과 사뭇 다른 기획재정부의 계획안이 발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기획재정부는 옛 광주교도소 부지를 첨단물류 및 e커머스 창업공간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확정되지 않은 ‘가안’이라고는 하지만 해당 부지에 대통령 공약사업을 추진 중이던 광주시로서는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 셈이다. 이에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즉각 대응하는 분위기다.

이날 광주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기재부의 계획은 현재까지 광주시와 전혀 논의된 바 없는 사안”이라며 “광주교도소는 민주·인권의 역사적 가치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공간으로 현재 5·18사적지로 지정돼 있고, 앞으로도 이곳은 원형 보존해야 할 가치가 큰 장소”라고 밝혔다.

광주시는 이어 “현재 옛 광주교도소 부지를 활용해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계승·발전하기 위한 민주·인권 기념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공약사업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5·18 사적지인 옛 광주교도소 부지는 지난 2015년 광주교도소가 삼각동으로 이전하면서 사실상 방치돼왔다. 그러다 지난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과제 지역공약에 광주시의 ‘민주·인권 기념파크 조성사업’이 확정되면서 해당 부지를 활용한 방안이 급물살을 탔다.

해당 사업은 특히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에 의거해 적극 건의됐다. 이를 근거로 사업비 전액을 국비로 추진키로 했으나, 솔로몬 로 파크 191억원, 민주·인권 기념파크 500억원 등 총 70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가 예상되면서 조속한 추진을 위해서는 사업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 법무담당관실은 최근 광주 솔로몬 로 파크 조성을 위해 옛 광주교도소 부지 내 완충녹지를 일부 해제하고 도시계획시설 상 문화시설로 지정될 수 있도록 ‘2025 광주도시관리계획 재정비 계획’에 포함시켜야 된다는 결정안을 내놨다.

결정안은 옛 광주교도소 부지 내 완충녹지 일부를 해제하고, 1만8946㎡로 잡혀있는 솔로몬 로 파크 예정부지를 도시계획시설 상 문화시설로 변경한다는 게 골자다. 기존 60%에 그쳤던 용적률을 80%까지 확대하기 위해 내린 조치다. 이 결정안은 내부 심의위원회 등 절차를 거쳐 오는 6월께 반영될 예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국유재산 토지개발 선도사업지 11곳에 옛 광주교도소 부지가 포함됐다. 이 사업은 정부가 유휴 국유지를 효율적으로 활용·개발고자 지난해 국유재산법 개정과 함께 도입한 토지개발 제도에 따라 첫 번째로 추진되는 사업이며 전국 각지에 고루 분포된 군부지나 교정시설이 대상이 됐다.

문제는 광주의 경우 옛 광주교도소 부지(약 10만㎡)가 선정됐는데, 기재부가 밝힌 사업내용은 ‘첨단물류 및 e커머스 창업공간 제공’으로 명시됐다는 점이다.

물론 기존에 진행 중인 ‘문화교육공간(솔로몬 로 파크 등) 조성’도 명시 됐지만 광주시로서는 전혀 예상 못한 발표라 당황한 표정이 역력했다.

취재결과 기재부가 밝힌 ‘첨단물류 및 e커머스 창업공간 제공’은 ‘가안’으로 알려졌다. 일단 선도사업지에 선정을 해두고 향후 지자체와 함께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한다는 방침때문에 제시된 사업안이라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첨단물류 및 창업공간 제공 등은 참고로 제시한 것이며, 구체적인 것은 연내에 지자체와 사업계획 수립을 통해 설정하고 자금계획이 마련되면 정책심의를 받아야 한다”며 “현재 광주시 등이 추진하는 것은 그것대로 유지를 하고, 추가적인 활용 방안을 더하는 쪽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안’이라는 기재부 입장에 광주시는 한시름 놨지만 해당 사업 추진을 서두를 예정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민주·인권 기념파크 조성사업 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세부적인 사업계획과 콘텐츠를 수립하고, 올해 정부 부처와 국회의 협조를 구하겠다”면서 “이후 예비타당성조사와 지방재정투자사업 심사 등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김정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