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당 “한국당, 부적격 5·18조사위원 철회를” 한 목소리

민주 "진상규명 방해하나... 추천권 반납을"
야 3당 "후안무치... 일말의 의지라도 있나"
광주 정치권 "5월 영령·광주시민 정면 모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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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어머니회' 등 5·18 희생자와 부상자 가족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 앞에서 극우 논객 지만원씨가 배포한 소책자를 들어 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5월 어머니회' 등 5·18 희생자와 부상자 가족들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 앞에서 극우 논객 지만원씨가 배포한 소책자를 들어 보이며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전날 추천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 3인을 놓고 ‘부적합’ 논란이 거센 가운데, 여야 4당은 15일에도 강도높은 비판과 함께 추천 취소와 추천권 반납을 한국당에 요구했다.

 ●정치권 “추천권 반납하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진상규명 방해를 위해 ‘침대축구’할 요량이 아니면 3인 추천을 즉각 취소해야 한다”면서 “상식과 정의에 부합하는 사람을 추천할 자신이 없으면 추천권을 반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도 “차라리 지만원씨가 나은 거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며 “극우편향적인 사람들로 진상규명을 하자는 건지 아니면 진상규명을 방해하자는 건지 속내가 낱낱이 보인다”고 비난했다.

 이재정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권태오, 이동욱, 차기환 이 세 사람은 5·18 진상조사위원으로서는 하나같이 부적격 인물이다. 안 하니만 못한 추천”이라고 한국당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야 3당도 한국당을 향해 공세를 퍼부었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후안무치고 초록은 동색”이라며 “청와대는 추천위원 검증을 조속히 진행해야 하며, 자격요건을 엄중히 따져 (조사위원을) 임명해 달라”며 한국당의 추천을 거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진정 5·18에 대한 일말의 진상규명 의지라도 있다면 스스로 진상조사위 자격을 반납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민주주의에 걸맞지 않은 정당임을 시인하고 이쯤에서 해산하길 권한다”고 한국당을 정조준했다.

 이와함께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직 다 아물지 못한 5월의 상처를 다시금 헤집는 행태에 분노한다”며 “제1야당이라는 공당이 역사 앞에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한국당을 비난했다. 그는 “39년이 지난 지금 이 시간에도 5·18 당시 가족을 잃은 5월의 어머니들은 국가가 자국민을 상대로 자행한 사건의 처참한 진실을 밝혀달라며 차디찬 아스팔트 위에서 울부짖고 계신다”며 “우리 모두는 80년 5월의 광주에 빚을 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의원들 역시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지역에서도 비난 목소리 커져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광주시당도 ‘5월 영령과 광주시민에 대한 모독’이자 ‘5·18 진상규명 훼방’이라고 규탄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15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5·18 진상조사위원 추천권을 반납하라”며 “자유한국당은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 추천에 4개월 동안 시간 끌기만 하더니 위원회 구성 목적에 어긋나는 ‘극우’ 인사 3인을 추천해 5월 영령과 광주시민을 정면으로 모독했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주는 자유한국당에게 최선을 기대하지 않았다. 진실을 밝히는 역사적 의무에 있어서 최소한의 상식을 바랐을 뿐이다”며 “하지만 이번 추천으로 인해 노골적인 5.18 진상규명 방해 의지가 드러났다. 자유한국당은 끝내 역사와 국민을 배신했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광주시당도 이날 “논란됐던 지만원씨는 빠졌지만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3명 모두 전문성이 결여됐거나 5·18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낸 전력이 있는 인물로 구성됐다”며 “해를 넘기며 위원 명단을 제출한 것도 모자라 국민들의 기대에 크게 미흡한 인사를 추천하는 자유한국당의 행보가 참으로 점입가경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5·18 진상규명을 하자는 건지 훼방을 놓으려는 건지 의심스럽다. 5·18 진상조사위원회는 5·18에 대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며 “자유한국당은 더이상 정치적 발목잡기를 멈추고 국가 폭력의 슬픈 사실 앞에 부끄러움을 표하길 바라며 국민들과 함께 진실 규명의 진정한 당사자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지역 시민단체도 추천 철회와 임명 거부를 촉구했다.

 광주진보연대는 이날 낸 보도자료를 통해 “5·18진상규명특별법 제정 10개월, 법 시행 4개월 만에 자유한국당이 극우 인사 3인을 진상규명조사위원으로 추천했다”며 “자유한국당은 위원 추천을 즉각 철회하고 추천권도 포기하라”고 밝혔다.

 단체는 “5·18광주민중항쟁 4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진상 규명은 민주공화국으로서 대한민국의 민주적 정체성을 바로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면서 “진상규명위원은 상식적이고 보편타당한 역사의식과 함께 진실규명에 대한 사명과 의지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은 자격이 없는 자유한국당 추천위원의 임명을 거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조사위원 추천 명단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양석 원내수석 부대표는 “구비 서류를 준비하느라 늦어지고 있다”고 말해 재추천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진창일 기자 changil.jin@jnilbo.com
서울=김선욱 기자 seonwook.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