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큰 극장? 머시 부럽다요

▶우리 동네 이야기 ‘곡성 작은영화관’
읍내 극장 차례로 문닫자 군민들 영화보려면 광주까지
협동조합 “영상문화 향유” 13억원 예산 2017년 개관
인구 3만에 작년 관람객 4만 저렴한 요금에 적자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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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개관한 곡성 작은영화관이 개관 1년만인 지난달 관객 4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곡성군민회관 옆에 위치한 곡성 작은영화관 전경. 편집에디터
지난해 개관한 곡성 작은영화관이 개관 1년만인 지난달 관객 4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곡성군민회관 옆에 위치한 곡성 작은영화관 전경.

2017년 12월 문을 연 ‘곡성 작은영화관’이 개관 1년 만에 관객 4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영화관을 찾은 이는 정확히 4만2548명. 곡성 인구가 3만명임을 고려하면 주민 모두가 1회 이상 방문한 꼴이 된다.

양지희 관장은 “연간 3만5000명을 예상했는데 7000명가량 더 많은 관객이 찾아주셨다”며 “요즘 언제 어디서나 TV나 컴퓨터 등을 통해 영화를 감상할 수 있지만, 여전히 극장에서 보는 ‘영화의 맛’에 대한 갈증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했다.

◎”철 지난 영화, 노!, 최신 개봉작 상영”

양지희 곡성 작은영화관 관장. 김화선 기자 hwasun.kim@jnilbo.com
양지희 곡성 작은영화관 관장. 김화선 기자 [email protected]

곡성은 전남 여느 농촌 지역과 마찬가지로 1980년대 이후 인구가 급격하게 줄기 시작해 과거 성황을 이뤘던 중앙극장과 곡성극장도 문을 닫았다. 이후 30여년간 곡성에는 영화관이 들어서지 않았다. 주민들은 영화를 보기 위해 인근 광주까지 시외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곡성 주민들의 영상문화 향유권 확대를 위해 지난 2017년 전남도와 곡성군, 작은영화관사회적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이 힘을 모아 ‘작은영화관’ 설립에 나섰다.

곡성군은 지역민의 문화복지 증진을 위해 영화관을 개관·운영하는 장흥군을 찾아 운영 노하우를 배우는 등 많은 공을 기울였다.

곡성군 관계자는 “작은영화관 사업 초기 부지선정 문제로 난항을 겪었으나, 당시 영화 ‘곡성’의 흥행으로 지역에 대한 홍보 필요성이 높아지자 영화관 건립 여론이 높아졌다”면서 “군과 협동조합은 속도를 내 군민회관 인근을 영화관 신설 장소로 선정하고 공사를 진행했다”고 회상했다.

곡성 작은영화관은 문화체육관광부 지원금 5억원과 전남도와 곡성군의 예산을 더해 총 13억8000만원이 투입됐다. 영화관은 협동조합이 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곡성 작은영화관 상영관은 1층 2개관 95석(1관 62석·2관 33석) 규모이며, 모두 최첨단 음향과 대화면·고화질의 실버스크린을 갖췄다. 1관은 3D 영화 상영도 가능하다. 곡성 작은영화관 1관 모습. 김화선 기자 hwasun.kim@jnilbo.com
곡성 작은영화관 상영관은 1층 2개관 95석(1관 62석·2관 33석) 규모이며, 모두 최첨단 음향과 대화면·고화질의 실버스크린을 갖췄다. 1관은 3D 영화 상영도 가능하다. 곡성 작은영화관 1관 모습. 김화선 기자 [email protected]

곡성 작은영화관은 1층 2개관 95석(1관 62석·2관 33석)과 사무실, 매점, 휴게공간이 갖춰져 있다.

1관과 2관 모두 최첨단 음향과 대화면·고화질 실버스크린이다. 특히 1관은 3D 영화 상영도 가능하다. 상영되는 개봉작은 대부분 최신작으로 도시권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관람요금은 2D 기준 6000원(3D는 8000원)으로 대도시 영화관의 반값 수준이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1000원 할인된다.

영화는 관별로 하루 5~6회씩 연중무휴로 상영된다. 영화는 협동조합 본사에서 매주 개봉되는 신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지점별 개봉 예정작을 선정한 후 해당 배급사와의 거래를 통해 정해진다. 철 지난 영화를 무료로 보여주는 기존의 농어촌 문화복지 프로그램과는 차원이 다르다.

양 관장은 “곡성 작은영화관은 주민들도 도시민처럼 짬 나는 시간에 동네에서 최신영화를 보며 단조로운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시작했다”며 “주민들께 항상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 드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설명했다.

◎ ‘동네 사랑방’ 역할…문화·교육 기능도

곡성 작은영화관에서는 영화 상영 외에 다양한 행사도 개최되고 있다.

지난달 27일 곡성 작은영화관 운영진은 개관 1주년을 맞아 당일 관람객 전원에게 팝콘을 증정했다. 또 일부 팝콘 속에는 영화관람권을 숨겨 놓는 이벤트도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영화관람권 이벤트에 당첨된 곡성 주민들. 곡성 작은영화관 제공 편집에디터
지난달 27일 곡성 작은영화관 운영진은 개관 1주년을 맞아 당일 관람객 전원에게 팝콘을 증정했다. 또 일부 팝콘 속에는 영화관람권을 숨겨 놓는 이벤트도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영화관람권 이벤트에 당첨된 곡성 주민들. 곡성 작은영화관 제공

지난달 27일 곡성 작은영화관 운영진은 개관 1주년을 맞아 당일 관람객 전원에게 팝콘을 증정했다. 또 일부 팝콘 속에는 영화관람권을 숨겨 놓는 이벤트도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11월5일에 곡성 작은영화관에서 개최됐던 '2018 작은영화관 기획전'에 출품된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 모인 곡성 주민들. 곡성 작은영화관 제공 편집에디터
지난해 11월5일에 곡성 작은영화관에서 개최됐던 '2018 작은영화관 기획전'에 출품된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 모인 곡성 주민들. 곡성 작은영화관 제공
 김화선 기자 hwasun.kim@jnilbo.com
김화선 기자 [email protected]

앞서 지난해 11월 5일에는 ‘2018 작은영화관 기획전’이 곡성 작은영화관에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영화진흥위원회가 주최하고, 영화사 친구와 곡성 작은영화관이 주관한 기획전에는 5일 동안 총 12편의 독립·예술영화가 23회에 걸쳐 전액 무료로 상영돼 군민들에게 상업영화 외에 색다른 장르의 영화를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다.

지난해 곡성 작은영화관은 'CJ 문화 나눔' 등을 진행하며 지역 아동들에게 영화관을 소개하고 영사실 등 디지털 시네마시스템을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다. 곡성 작은영화관 제공 편집에디터
지난해 곡성 작은영화관은 'CJ 문화 나눔' 등을 진행하며 지역 아동들에게 영화관을 소개하고 영사실 등 디지털 시네마시스템을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다. 곡성 작은영화관 제공

곡성 작은영화관은 아동과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영화관은 지난해 8월 ‘CJ 문화 나눔’을 진행하며 지역 아동에게 영화관을 소개하고 영사실 등 디지털 시네마 시스템을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다.

곡성 작은영화관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관람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며 농촌 지역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편집에디터
곡성 작은영화관은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관람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며 농촌 지역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관람객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며 농촌 마을의 문화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는 작은영화관에 주민들도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곡성 주민 박모(55)씨는 “작은영화관이 들어서면서 문화도시 곡성의 이미지를 높여 주민의 자부심이 되고 있다”면서 “상영시간을 기다리며 동네 사람들과 커피 한잔에 담소를 나눌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곡성 작은영화관에 대한 주민들의 만족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운영진은 항상 적자운영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다.

양지희 관장은 “공익성이 우선이다 보니 흥행이 되는 영화가 없거나 주 고객인 청소년들이 학기 중일 때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면서 “특히 해마다 늘고 있는 인건비 부담이 크다. 작은영화관은 특정인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지역사회의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합리적인 관람요금을 찾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곡성=박철규 기자 [email protected]
김화선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