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사건 처벌 강화만으론 재발 못 막는다

17세 때부터 코치가 상습 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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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2관왕인 여자 쇼트트랙의 심석희(22·한국체대) 선수가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추가 고소했다. 심석희 측 변호인에 따르면 조 전 코치는 2014년 심 선수가 만 17세인 고2 때부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한 달 남짓 앞둔 1월 중순까지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해왔다고 한다. 조 전 코치는 심 선수를 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지난해 징역형을 선고받아 수감된 상태다.

스포츠 지도자가 초등학교 때부터 지도해온 어린 선수를 위력을 이용해 폭행과 협박을 가한 것도 모자라 약 4년간 상습적인 성폭행을 해왔다는 것은 충격적인 일로 묵과할 수 없는 행위다. 비서를 성폭행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건의 재판을 보는 듯하다. 피해 사실이 밝혀질 경우 국가대표 선수로서, 여성 피해자로서 당할 추가적인 피해를 감내하고 용기를 내 고발한 심 선수에게 위로와 함께 박수를 보낸다.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도 용기를 낸 것은 잘한 일이다.

심 선수가 쇼트트랙을 시작한 초등학교 때부터 폭행에 시달리고 고2 때부터는 성폭행까지 당하면서도 이 사실을 외부에 말하지 못하고 두려움에 고통에 시달렸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고 분노가 치민다. 심 선수는 좋은 성적을 내면서도 늘 표정이 어두웠다. 지금 생각하면 끊임없이 이어지는 폭행과 성폭행 때문이 아니었을까 짐작된다. 태릉선수촌과 진천선수촌 등 국가가 관리하는 장소에서 상습적으로 성폭행이 자행됐는데도 정부나 체육회가 까맣게 몰랐다는 것도 어이가 없다.

심석희 사태가 발생하자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3월부터 성폭력 등 비위 근절을 위해 체육 단체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또 체육계 성폭력 관련 징계자는 국내외 체육 관련 단체 종사를 금지하는 등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하지만 제도적인 장치만으로는 체육계 성폭력을 막는데 한계가 있다. 스포츠 지도자들이 먼저 인격을 함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조 전 코치부터 법정 최고형으로 엄벌해야 유사한 사건이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