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숙원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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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박성원 기자 [email protected]

연초부터 전남도 등 전국 광역자치단체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담당자들이 분주하다.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이달 중순 발표 예정인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 면제 대상에 자기 시·도의 역점시책이 포함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서다.

정부는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올해 시·도별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큰 10개 사업의 예타를 면제키로 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단 10개 사업만 예타 면제 대상이 됨에 따라 지자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예타 면제를 둘러싸고 시·도 간 ‘소리 없는 전쟁’이 펼쳐지는 분위기다. 각 시·도 담당자들은 균형발전위는 물론, 예산 집행의 키를 쥐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동향을 파악하고 사업의 당위성을 알리느라 여념이 없다.

예타가 무엇이기에 이처럼 모든 시·도가 면제에 목을 매는 걸까. 예타는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SOC 투자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도로·철도 등 대규모 SOC를 대상으로 한 예타는 사업의 경제성, 재원조달 계획 등을 사전에 점검해 예산 낭비를 막는 역할을 한다.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 사업이 대상이다.

예타를 통과하면 국가 재정 조기 투입 등으로 사업에 탄력이 붙지만, 통과하지 못하면 추진 동력을 잃게 된다. 때문에 예타 면제는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담보하는 ‘프리 패스’ 티켓이나 다름없다. 광역자치단체가 예타 면제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전남도 역시 최대 숙원사업인 ‘남해안신성장관광벨트'(이하 남해안 벨트) 조성사업의 예타 면제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남해안 벨트 조성사업은 김영록 전남지사가 올 역점시책 중 첫손에 꼽을 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 남해안 벨트는 전남의 비교우위 자산인 섬·해양 경관과 역사·문화 자산을 기반으로 한 관광산업을 전남의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섬 체험 관광 활성화, 해양 레저산업 육성 등 남해안 주요 권역을 융복합 관광 거점으로 만들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만든다는 게 전남도의 구상이다.

남해안 벨트 사업의 성패는 목포, 순천, 고흥, 여수, 남해, 거제를 거쳐 부산까지 관광을 즐기면서 편안하고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도로·철도망 구축에 달려 있다. 완도~고흥 서남해안 관광도로, 여수 화태~백야 간 연도교, 목포~보성 남해안 철도 전철화 등이 남해안 벨트를 이어줄 핵심 교통 인프라다.

남해안권 도로·교량·철도 확충은 단순히 남해안 벨트 연결뿐만 아니라 전남의 미래 발전을 견인할 핵심 인프라다. 하지만 2조9958억원의 막대한 사업비가 필요해 전남도의 독자 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남도의 남해안 벨트 조성사업 예타 면제 및 국비 지원 요구에는 절박함과 함께 오랜 기간 지속된 중앙정부의 차별과 소외에 대한 섭섭함도 담겨 있다. 전남은 우리나라 산업화과정에서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밀려 발전이 늦어지고 인구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지역 SOC 사업이 정부의 외면을 받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실제 전남은 SOC 추진 과정에서 번번이 예타에 발목이 잡혔다. 예타는 경제성 분석을 통해 수요와 편익을 평가하는데 전남처럼 경제 기반이 취약하고 인구와 교통량이 적은 낙후 지역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정치·경제적 홀대에 따른 열악한 산업 기반 등 불리한 여건을 고려치 않고 경제성만을 따진 예타는 전남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행되는 불공정한 게임이었다.

예타 면제 대상 선정을 앞두고 최근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예비타당성 면제 기준을 정할 때 지역별 ‘나눠 먹기’보다는 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반가운 얘기다. 각종 국책사업에서 소외돼 타 시·도와 불균형이 심화된 전남이야말로 예타 면제 대상 1순위다.

오랜 낙후를 벗기 위해 전남도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남해안 벨트 조성사업의 예타 면제 대상 선정을 위한 정부의 통 큰 결단을 바란다.

박성원 전남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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