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교육현장 친일 잔재부터 버리자

독립운동사 역사적 해... "친일파 작곡 교가는 수치"
역대 친일 교육감·대학 총장 사진이 아직도 내걸려

551
전남일보 1월2일자 2면. 편집에디터
전남일보 1월2일자 2면. 편집에디터

 ’친일잔재 청산’이 2019년 새 화두로 떠올랐다. 올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과 3.1운동 100주년이고, 광주학생운동이 90주년을 맞는 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교육현장의 친일잔재 청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대표적 사례가 광주제일고 교가다. 이흥렬 작곡가가 친일인사로 밝혀지면서 광주학생운동의 발상지였던 광주제일고의 위상에 맞지 않아서다. 이 탓에 광주제일고 교가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김순흥 민족문제연구소의 광주지부장 은 “아무리 교가가 오래 됐다고 한들 친일파가 작곡했다고 한다면 광주일고로선 수치스러운 일”이라면서 “우리 것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광주제일고 출신이다. 김 지부장은 또 “무형의 친일잔재는 교체하고, 유형의 친일잔재는 반성의 자료로 삼아야 한다”고도 했다. 김갑제 광복회 광주전남지부장은 “광주.전남 민족의 혼이 서려있는 학교인 광주일고 교가가 친일파 흔적이 묻어있다는 것은 충격적이다”고 했다.

 노성태 국제고등학교 수석교사는 “광주일고는 광주고등보통학교 시절, 광주항일학교의 핵심지인데, 친일파가 작곡한 교가를 버젓이 부르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힘들겠지만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광주일고 관계자는 “일제 잔재 청산은 마땅하나, 당시 시대상(서양음악을 배웠기에 교가 작곡한 것이고 일제 교육 받은 것) 등을 따져봐야 하고 홍난파, 안익태, 이광수 등 예술가들의 성과를 인정할 것이냐, 무효로 볼 것이냐는 시각의 차이도 있다”면서 “이흥렬이 친일파인건 사실이겠지만 오랜 역사와 같이 한 교가를 바꾸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역 교육 전문가들도 수십년간 불러온 교가를 하루아침에 쉽게 교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용진 광주민족문제연구소 학술국장은 “동창회 등 합의를 거친 후에 바꿔야 한다”며 ” 친일파 이야기가 나오면 감정적으로 앞서지만, 문화예술 분야는 오히려 친일행적에 둔감한 경향이 있다”고 했다. 다만 “모르고 노래를 부르는 경우엔 용서가 되지만, 알고 나서는 문제의식을 갖고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친일인사에 의한 교가 작곡의 문제는 비단 광주제일고만의 문제는 아니다.

 친일파가 작곡한 교가는 광주제일고 (이흥렬 작곡) 외에도 △전남대 (현제명 작곡) △호남대 (김동진 작곡) △서영대 (김동진 작곡) △금호중앙여고 (김동진 작곡) △금호중앙중 (김동진 작곡) △광덕고 (김성태 작곡) △광덕중 (김성태 작곡) △대동고 (김동진 작곡) △동신중 (김동진 작곡) △동신여자중 (김동진 작곡) △동신고 (김동진 작곡) △동신여고 (김동진 작곡) △서강중 (김동진 작곡) △서강고 (김동진 작곡) △숭일고 (현제명 작곡) △숭일중 (현제명 작곡) 등에서 지금까지도 불려지고 있다.

 교가만의 문제도 아니다. 역대 지역 교육감, 대학총장, 교장에도 친일파가 있지만, 여전히 학교현장에는 역대 교장 사진 액자로 걸려있다. 안용백 (전남도 제2대 교육감), 김준보 (전남대 제4대 총장), 조정두 (광주제일고 제13대 교장), 임석진 (정광고 초대 교장, 2대 이사장) 등이 그들이다.

 최철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친일 잔재는 한 학교의 문제가 아니다. 학술적인 논의를 거치고, 여론 형성 후 문제가 있는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