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시·군 공직자들의 보람찬 송년모임

김화선 전남취재본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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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선 전남취재본부 기자 편집에디터
김화선 전남취재본부 기자 편집에디터

연말연시 모임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미투 운동,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이른바 ‘윤창호법’이 시행되면서 음주·가무를 자제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

특히 눈에 띄는 사례는 전남 일선 시·군 공직자들의 이색적인 송년회다. 이들은 단순히 먹고·놀고·마시는 송년 모임을 지양하고,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고 보람을 느낄만한, 실로 ‘공직자답게’ 한 해를 마무리해 주목을 받고 있다.

가장 먼저 화제가 된 곳은 구례군이다. 구례군 총무과 직원들은 지난달 22일 송년회를 대신해 ‘구례의 꿀단지는 어디일까?’라는 주제로 지역 내 숨겨진 명소를 찾아 홍보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구례 공직자 25명은 국가지정문화재를 가장 많이 보유한 천년고찰 화엄사 구층암과 지리산 둘레길을 걷고 최근 민간정원 5호로 지정된 쌍산재와 왜군과 맞서 싸운 의병들의 호국혼이 깃들어 있는 석주관을 둘러봤다.

투어에 참가한 한 공무원은 “기존의 먹고 마시는 송년회에서 벗어나 내가 일하는 곳, 내가 머무는 곳, 그곳이 바로 우리가 가장 편하게 숨 쉴 수 있는 공간이며, 소중한 공간임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순천시 안전총괄과에서도 송년모임 대신 관내 노후된 빈집에 안전담장을 설치하는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지난달 19일 안전총괄과 직원들과 장천동 소재 두레아트 관계자 등 20명은 붕괴 위험이 있는 빈집 담장에 안전 담장을 설치하고 벽화를 그리는 위험요인 제거 활동을 시행했다. 소요된 비용은 순천시 안전총괄과 직원들과 두레아트에서 십시일반 마련했다.

조준익 순천시 안전총괄과장은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송년회 대신 봉사활동을 하게 돼 보람찬 한 해를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송년회에 이어 이색 시무식도 눈길을 끌었다.

장흥군은 지난 2일 탐진강변에서 시무식을 개최했다. 이날 열린 시무식은 기존 행사의 틀을 깨고 군민봉사와 친절·청렴을 결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정종순 장흥군수를 비롯한 장흥군 공직자들은 이날 탐진강 정화 활동을 펼쳤다. 이어 장흥군 관계자들은 장흥노인전문요양원과 노인복지관을 각각 방문해 배식 봉사도 이어갔다.

송년회, 신년모임 등의 기존 형식 변화는 식당가 연말·연초 특수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선 달갑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음주·가무가 동반되는 일회성 송년·신년 모임 대신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과 배려, 공감, 즐거움까지 한꺼번에 잡은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 구례, 순천, 장흥 공직자들의 솔선수범은 지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이 같은 변화의 물결이 지역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들고 일상의 문화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

김화선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