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사회와 공기(空氣)산업

박간재 경제문화체육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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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간재 기자 kanjae.park@j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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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하하! 물을 사먹는다고? 그게 말이 되는 소리야?”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물을 사먹게 될 것으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사철 비가 오고 전국 땅 어디를 파도 물이 솟았으니 말이다. 공기 만큼이나 흔하게 접하는 물이었기에 물을 사먹을 것이라는 얘기는 마치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먹는 일’ 만큼이나 우습게 들렸다.

그랬던 물을 이젠 사먹지 않는 국민은 없다. 생수나 정수기를 설치해 걸러먹는 세상이 됐다. 물에 대한 고정관념이 바뀌게 된 것은 각종 물관련 사건들이 일어나면서부터다. 취수원의 오염, 수돗물 특유의 냄새, 낡은 배관으로 공급되는 특성 등 수돗물을 신뢰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생수를 구입해 먹는 일이 자연스럽게 정착됐다.
이 생수만큼이나 낯선 문화인 ‘수소사회’가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수소사회’란 화석연료가 고갈돼 수소가 주요 연료가 되는 미래 사회를 뜻한다. 화석연료가 쓰이는 거의 모든 부분을 수소로 대체하면서 지속가능하고 깨끗한 사회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개념이다. 화석연료를 태우며 이산화탄소,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등 공해·오염물질을 배출하는 화석연료 대신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적 물질인 수소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수소는 미래 에너지이며 고갈 우려가 없는 청정에너지로 무한한 자원으로 평가 받는다.

수소를 활용한 산업으로 새롭게 각광받는 분야가 수소자동차 산업이다. 정부는 내년 수소차 산업에 투입할 예산으로 올해의 6배인 1400억원을 책정했다. 현재 920대에서 오는 2022년까지 수소버스 1000대를 포함해 충전소 310곳, 수소차 누적 1만6000대 확산을 계획하고 있다. 수소차 핵심부품의 국산화율 100% 달성을 추진하고 수소충전소 국산화율도 현재 40%에서 80%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지난 11일 오는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스택(수소차 엔진) 생산 능력을 완성차 50만대 분을 포함한 70만기 규모로 대폭 확대하는 수소·수소전기차 중장기 로드맵 ‘FCEV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유럽 등 각국에서도 수소차 도입에 팔을 걷어붙였다. 노르웨이는 2025년, 독일·인도는 2030년, 프랑스는 2040년까지 석유로 가는 자동차는 아예 팔지 못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일본도 ‘새 에너지를 수소로 쓰자’며 수소사회를 천명하며 작업에 착수했고 중국 역시 2030년까지 차 100만대, 충전소 1000곳을 세우겠다는 계획을 공식적으로 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월 두차례나 수소차 시승에 나서는 등 미래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의 경우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보니 충전소 확충, 충전시간 단축, 차량가격 적정화 등 인프라가 시급하다. 조만간 석유차가 아닌 수소차를 몰아볼 날이 머지 않은 듯하다.

생수·수소차 시장 못지않게 또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 휘몰아치고 있다. 공기(空氣)산업이다. 미세먼지가 연일 하늘을 뒤덮는 날이 많아지면서 깨끗한 공기를 마시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광주가 추진하고 있는 공기(空氣)산업은 가전산업분야 부품기술과 모터·컴프레서·제어기·팬 등 이미 형성된 가치사슬을 활용해 공기청정기 및 가습기 등 소형에어가전 제품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세계 각국에서 공기질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서 오는 2020년 166조원대의 시장이 열릴 것리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광주시는 광주테크노파크와 함께 공기산업 마스터플랜 기획을 산업부와 설계 중이며 전자부품연구원, 한국광기술원, GIST 등 지역 내 연구·지원기관과 산업체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획위원회가 가동중이다.
정부도 광주에 공기청정기, 가습기, 제습기 등 ‘에어(air) 가전’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신(新)산업 계획안을 내놨다. 지난 주 광산구 삼성전자 광주공장을 직접 들어가 봤더니 각종 공기청정기와 의류건조기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장차 광주가 공기산업의 메카가 될 날이 머지 않았음을 알 수있었다.

불과 10여년 전 ‘누가 물을 사먹겠나’ 라고 했다. 10년 뒤 ‘누가 공기를 사먹게 될 줄 알았나’라고 할 날이 머지 않았다. 이 분야 사업 아이템을 먼저 선점한 자가 미래 먹을거리를 책임지는 기업가가 될 터다. 청년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사업가들도 2019년 새해엔 ‘이전엔 듣도 보도 못했던’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미래를 설계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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