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와 쩐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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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
최황지 기자 [email protected]

2018 KBO리그가 지난 3월13일 개막 축포를 터트린 뒤 지난 달 12일 마침내 SK가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거머쥠으로써 245일의 드라마를 마무리 했다.

봄부터 겨울까지 쉼없이 달린 구단들은 여전히 숨돌릴 틈 없이 내달리고 있다. 다음 시즌을 위해 전력 재정비라는 또 하나의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제부터 10개 구단의 치열한 쩐의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FA시장에 매물로 나온 거물에게는 고액의 가격이 매겨졌다. 광주 진흥고 출신인 두산 포수 양의지가 끝내 NC로 둥지를 옮겼다. 올 FA시장 최대어로 4년간 125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옵션 제외 금액이라고 하니 옵션을 포함하면 역대 FA 최대 금액인 이대호(150억원) 다음 액수로 추측된다.

NC는 12월 양의지의 입단식을 서두르는 반면 두산 분위기는 흉흉하다. 두산 팬들은 올해 최대 활약을 펼친 양의지를 ‘놓친’ 구단에 대한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거물 양의지의 NC행을 ‘강건너 불구경’ 하지 못하는 구단과 팬들도 있다. KIA 타이거즈 이야기다. 벌써부터 KIA 팬들 사이에서 “이 역시 남의 일이 아니다”는 걱정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내년이면 FA 자격을 획득하는 2루수 ‘안치홍’과 유격수 ‘김선빈’을 양의지처럼 놓치는 일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올시즌 안치홍-김선빈은 KIA의 명실상부 키스톤 콤비였다. 커리어하이를 찍은 안치홍은 올해 국내 최고 2루수로 평가되며 골든 글러브도 품에 안았다. 김선빈 역시 타율은 부진했지만 수비력 만큼은 여전히 공고하다. 와일드카드전에서 김선빈의 부상으로 수비에 구멍이 뚫리며 최악의 가을야구를 치른 바 있다. 안치홍-김선빈은 지난 4일 최고의 수비를 보여 준 선수에게 수여되는 ADT 캡스플레이 내야수 부문에 나란히 1위를 차지했다.

내년 FA 공시에 안치홍-김선빈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는 만큼 KIA에게 2019년 겨울은 매우 혹독할 전망이다. 일단 KIA는 “둘 다 잡아야한다”는 확고한 신념이다. 그래서일까. 올해 KIA 겨울나기가 차분히 진행되고 있다. FA시장에 나온 양의지 대신 외국인 투수 2명과 타자 1명을 서둘러 계약하며 준비를 마쳤다. KIA는 ‘필요한 실탄이 아니라면 굳이 장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듯했다. 좀 더 먼 미래를 내다보며 올해 ‘쩐의 전쟁’에서 발을 빼며 실탄을 아낀 KIA. 내년엔 목표물을 정조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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