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적 쓰레기봉투로 골머리 앓는 환경미화원들

환경부 지침, 종량제 최대 100ℓ=25kg.75ℓ=19kg
시민들 법규 잘몰라…미화원, 근골격계 질환 다반사
광주 지자체, 100ℓ 종량제 중단 75ℓ 도입 점진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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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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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바퀴 돌고 나면 ‘아이고’ 소리가 절로 나오죠.”

우리 주변의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미화원들이 다양한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오염된 공기나, 악취도 문제지만 가장 큰 원인은 바로 무거운 쓰레기다. 그것도 침대 등 몰래 버려진 불법 투기 쓰레기가 아니라 100리터 종량제 봉투에 들어있는 쓰레기 때문이다.

환경미화원들은 이 무거운 쓰레기를 옮기는 과정에서 골절·염좌·타박상 등 다양한 사고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정부에서는 환경미화원들의 부상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무게 제한을 두고 있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6일 오후 동구 환경미화원들과 수거 현장을 방문했다. 환경미화원들이 마주하는 일상은 알고 있는 것 보다 더 심각했다. 특히 일반 상가에선 종량제 봉투가 아닌 일반 봉투에 쓰레기를 불법 투기하는 것은 당연하고 봉투를 매듭 짓는 부분을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쓰레기를 담아 쓰레기 봉투만큼이나 쓰레기 탑을 쌓은 뒤 테이프로 꽁꽁 사맨 채 버리는 것도 흔히 발견할수 있었다. 혼자서는 들기조차 힘든 쓰레기들이 날마다 수십개씩 배출되는 것이다.

지난 2015년 정해진 환경부 지침에 따르면 100리터짜리 종량제 봉투에는 25kg, 75리터 봉투에는 19kg 까지만 쓰레기를 담을 수 있다.

환경미화원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국가에서 무게를 제한한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을 상당수의 시민들은 전혀 모르고 있다. 그 탓에 무게를 초과한 대량쓰레기가 거의 매일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날 1톤 가까이 쓰레기를 수거한 한 환경미화원은 “한 사람당 하루에 처리하는 쓰레기 양이 상상 이상이다. 상가 골목을 들어갈때면 한숨부터 나온다”며 “최근 제철인 굴 등 조개껍질과 뼈다귀 등이 담기면 같은 100리터라도 무게가 3배 이상 차이 나 운반이 힘들다. 끌고 가다가 터져서 난감했던 적도 많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당연히 부상도 비일비재하다. 근로복지공단 재해승인 현황에 따르면 2015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발생한 환경미화원 신체 부상사고는 1465건에 이른다. 매일 과적 쓰레기 봉투를 들어올려 차에 싣는 횟수도 하루 수백번. 이로 인해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았다.

일선 구청에서는 환경미화원 보호 차원에서 ‘차라리 쓰레기 봉투 크기를 줄이자’는 방향을 택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는 지난 5월부터 75리터 종량제 봉투를 생산하고, 100리터 종량제 봉투는 생산을 중지, 기존에 유통된 물량만 소진하기로 했다. 또한 음식물 쓰레기도 가정용에서 배출되는 20리터에서 15리터로 줄여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동구 역시 종량제 봉투 용량을 줄이고, 내년도 예산을 확보해 노후화된 수거차량 정비 및 저상 차량으로 교체, 사각지대 없는 블랙박스로 교체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광산구 관계자는 “가로 환경 관리원들이 근무하시다가 과적 쓰레기에 대한 고통 호소를 많이 해 논의 중 봉투 용량제를 줄이는 방법 등을 강구했다”며 “현재 예산을 확보한 상태로, 음식물 쓰레기통도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교체작업을 진행해 깨끗한 거리를 위해 노력하시는 환경미화원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강송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