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자비스가 기업의 광고팀을 해고한다고?

세계미래보고서 2019
소비자 취향 고려한 정보제공에 기존 사고 체계 설 곳 없어
혁신적 상상력 ‘문샷 싱킹’이 미래 선도할 덕목이자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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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018 인공지능 국제 컨퍼런스에서 참가자들이 인간친화형 인공지능 캐릭터 '챗봇' 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2018 인공지능 국제 컨퍼런스에서 참가자들이 인간친화형 인공지능 캐릭터 '챗봇' 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최황지 기자 [email protected]

세계미래보고서 2019 | 박영숙·제롬 글렌 | 비즈니스북스 | 1만6500원

영화 ‘아이언맨’에 등장하는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가 미래에는 개인들도 소유할 수 있을만큼 상용화될 수 있을까?

“자비스, 이 근처 맛집이 어디지?”

자비스는 1억분의 1초 만에 개인이 있는 위치와 주변 상가와 리뷰들을 분석할 것이다. 이어 개인의 식성, 기호 등에 따라 적절하게 추려낸 몇 가지 맛집을 나열한다. 지금까지 광고성 정보들만 나열했던 기존 네트워크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된다.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정보에는 개인의 취향이 담긴다. 향후 몇 년 뒤 인공지능은 개인이 일상에서 하는 대화, 눈동자의 움직임 등을 통해 취향을 수집한 뒤 소비자, 혹은 개인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기술 변화와 일자리 혁명’ 부분 중 인공지능이 물건을 구매하는 미래에서 이 같은 인공지능이 광고주들에게는 엄청난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이어 미래학자들이 예측하는 자비스와 같은 ‘기하급수 기술의 특징’으로 6D를 언급한다.

여기서 6D는 디지털화(Digitized), 눈에 띄지 않으며(Deceptive), 파괴적이고(Disruptive), 비물질적이며(Dematerialized), 무료화되고(Demoneetized), 민주화되고(Democratized) 것을 뜻하는데 여기에다 D 하나가 추가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7번째 D는 ‘해고(Dismissed)’가 될 것이다. 기업들이 인공지능에게 구매 결정을 위임하는 소비자에게 해고당한다. 하루가 끝날 무렵 나의 인공지능은 기본적인 매트릭스에 의거해 나를 위해 물건을 구매할 것이다.”라며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자신을 위해 최적의 선택과 결정을 해줄 것이므로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방식의 광고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즉 자비스가 상용화되는 미래에선 많은 기업의 광고팀이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소비자들은 현재와 같은 광고 시스템 방식에 환멸을 느끼는데다가 가까운 미래에는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인공지능에게 자신의 ‘소비적’ 선택을 모조리 위임하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가지고 올 사회의 변화가 과연 사업체의 광고팀의 존속에만 영향을 미칠까.

저자는 ‘로봇과 인공지능 혁명’에서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산하 실존적 위험 연구 센터의 샤하르 아빈 박사의 연구를 인용한다.

아빈 박사는 가까운 미래에 인공지능이 어떻게 ‘악의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 설명하며 ‘해커가 알파고와 같은 기술을 데이터나 프로그램 코드의 패턴을 읽는 데 이용한다면 어떨지 생각해보자’, ‘테러리스트나 범죄자가 드론을 구매해서 얼굴 인식 기술을 탑재한 뒤 표적이 되는 사람을 자동으로 공격하도록 만들 수 있다’ 등의 몇 가지 최악의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저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환희에만 관심을 쓸 것이 아니라 대응 방법도 꾸준히 모색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술이 진화하는 목적은 21세기의 새로운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이며, 그 혜택을 모든 인류가 안전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며 “모든 이가 이해관계자로서 책임을 지고 정책과 가이드라인을 정립하며 기술적 보완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미래보고서 최황지 기자 orchid@jnilbo.com
세계미래보고서 최황지 기자 [email protected]

이 책은 전 세계 64개국, 4500명의 미래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하는 세계적인 미래연구 그룹 ‘밀레니엄 프로젝트’의 2019년 전망서다. 현재 우리 삶의 여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술 변화와 그 적용 사례, 나아가 앞으로의 모습까지 전망하는 이 책은 지난 2008년부터 10년 넘게 매년 출간되었던 독보적 미래 예측서 시리즈의 최신판이다.

이번 신간 역시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현재 부상하는 미래 기술과 그 발전상을 예측한다. 그러나 단순히 최신 기술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기술이 실제 산업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어떤 기업이 무슨 미래 기술에 투자를 하고 있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보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세계적인 미래학자들과 교류하고 기술 빅뱅이 일어나는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살펴본 저자는 이제는 단순한 미래 예측을 넘어 ‘문샷 싱킹(moonshot thinking) ‘ 즉 달에 탐사선을 보내는 것처럼 새로운 문제에 도전하는 혁신적인 사고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기술의 발전이 너무 빠르기 때문에 지식 기반의 예측보다 상상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이다. 모든 산업 부문에서 패러다임의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오늘날, 미래의 생존 방식은 단순하다. 말도 안 되는 것을 상상하고, 먼저 움직이며, 빠르게 적응하는 것이다. 창의적 상상력과 과감한 적응력을 가진 국가, 기업, 사람만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다. 이 책이 그 상상력과 적응력을 키우는 데 유익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최황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