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세대 문화담론>‘우리는 정말 일자리를 원하는가’

엘리파이브 윤준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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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파이브 윤준혁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
엘리파이브 윤준혁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

일자리 문제 ‘자리’에 매몰되지 말고 ‘일’을 보아라.

그동안 청년 일자리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많은 노력을 해왔다. 2010년 정부의 청년고용대책부터, 2012년부터는 일자리 관련 예산의 증가는 물론 2014년부터는 창업으로 고용문제를 해결하려 시도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했었던 이용섭 현 광주시장이 선출됨과 동시에 광주지역도 이 흐름에 발맞추어 고용지원과 창업지원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에 힘쓰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모든 ‘일자리 정책’이 ‘일자리’라는 양적지표에 집중한 나머지 ‘일’이라는 가치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과 구직자에게 지원금을 직접 투입해 절대적 고용량을 늘리는 것에 성공하였을지 모르나 문제는 이러한 지원이 끊기면 또다시 일자리가 단절되는 비극을 맞는다.
오히려 일자리문제를 단순히 정규직과 같은 ‘형태’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직업의식과 생계의 수단인 ‘일’의 관점에서 본다면 위와 같은 일자리 단절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단순하지만 안정적인 일자리도 매력적일 수 있지만, 비정규직이지만 고소득을 낼 수 있는 일자리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 그러나 선출직과 수명을 함께가는 지자체 행정의 특성상 임기 내의 단기적인 가시성과를 내는 계획은 잘 수립하겠지만 중·장기적인 대책은 빈약하다. 과연 지역에서 ‘일자리’가 아니라 ‘일’이라는 가치로 장기계획을 세울 수 있는 전문가가 있을지도 미지수다.

고용률에 집착하지 말자

통계청의 2018년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15~29세 기준) 고용률은 42.9%로 청년층 10명중 4명만이 일자리를 갖고 있다. 더구나 전월대비 고용률이 0.7% 상승한 것은 출생률이 낮아져 청년층인구가 줄어들기 때문에 나타나고 있는 일시적인 지표이며, 실업난으로 인해 오히려 학령인구 역시 줄어들고 있는 현재 청년층의 고용률 감소가 의미하는 것은 전체 청년층의 인구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자 감소의 폭이 여전히 크게 나타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지표가 아니더라도 주변에 여전히 취업준비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이나 아예 구직자체를 단념한 니트청년들도 종종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낮은 취업률이 단순한 경기침체에 의한 고용률 감소가 반영되기도 하지만 ‘워라밸’, ‘소확행’ 등 새롭게 생겨난 현대적 가치관에 의해 자발적인 실업이 수치에 반영되기도 한다. 어쩌면 일부는 취업하고 싶지 않은 청년들에게 우리는 취업하라고 등을 떠미는 격인지도 모른다.

일자리 창출에 매몰되면 놓치는 많은 것들

인정하자! 일자리는 원래 만들기 어려운 것이다. 경기침체나, 사회구조나, 새로이 생겨난 사회적 성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묘수를 써도 장기적으로 보면 해결책이 없는 문제일 수 있다. 어려운 것을 잘하려는 비효율적인 행정집착 때문에 놓치는 것도 많다. 민선 7기의 이용섭 시장은 후보시절부터 청년정책에 대한 접근을 일자리 창출 및 기업유치와 투자를 통한 고용창출로 인식했다. 문제는 일자리 정책에 집중한 나머지 인권, 복지,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가 청년정책에 함께 담겨야 하지만 현재 일자리라는 단어에 모든 청년정책 행정의 시선이 쏠린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일자리가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문제라고 인정하고 행정의 부담감을 덜어 줄 필요가 있다. 어쩌면 “시장님 우리는 일자리를 원하지 않습니다.”라며 조금 더 도발적으로 시장에게 요구해야 할지도 모른다.
광주시는 청년들이 원하는 것은 일자리뿐이라고 단정 짓지도 말아야 한다. 일자리를 구하기도 전에 청년부채에 시달리는 청년들이 있고 일자리를 구하기도 전에 배우고 싶은 것을 못 배우는 청년들이 있다. 좀 더 살펴보면 일자리를 구하기도 전에 삶을 비탄하며 목숨을 끊는 친구들이 있다. 일자리로 향해있는 행정의 시선을 조금 분산시키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챙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