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한 만큼 결실 맺길… 실망해도 포기 않길”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이모저모 새벽녘부터 시험장 지키며 선배 응원 나온 후배들 손 팻말엔 저마다 응원 메시지.포옹과 간식 전해 자녀 입실 뒤 자리 떠나지 못한 부모 간절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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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5일 광주지역 시험장들의 아침 풍경은 예년보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 수험생들을 위한 교사.후배들의 격려가 이어졌다. 목청껏 응원 구호를 외치는 대신 수험생들의 어깨를 두드려주거나 포옹하는 모습이 주를 이룬 것이다.

그럼에도 수험생이 실력을 한껏 발휘해 ‘수능 대박’을 내길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었다. 교사와 후배들은 “긴장하지 말고 지금껏 해온 대로 하면 된다”며 격려했고, 부모들은 입실 시간이 지나 시험장 철문이 닫힌 뒤에도 발길을 떼지 못한 채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했다.

● ‘수능 대박’ 손팻말 들고 응원

이날 수능을 치르고자 쉼 없이 달려온 수험생들을 응원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1~2학년 재학생 후배들은 손팻말과 펼침막을 챙겨들고 시험장 교문을 지켰다.

광주 북구 광주제일고 앞에서는 광덕고 학생회 학생들이 “만점 성적표 챙겨가세요”, “오늘은 그대의 날이다!”, “형 걱정마요! 딱 합격 각!” 등 응원 메시지를 담은 팻말을 들고 시험장으로 향하는 선배들에게 기를 불어 넣었다.

학생들과 함께 응원에 나선 교사들도 수험생이 지나가면 일일이 포옹하고 “긴장하지 마라”, “힘내라”며 격려의 말을 전했다. 후배들은 긴장감을 덜어주기 위해 수험생에게 핫팩과 초콜릿 등을 나눠주기도 했다.

광주 서구 화정동 광덕고 정문에는 송원고와 인성고 교사.학생들이 수험생들을 맞았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도 교육청 직원들과 함께 입실이 마무리 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수험생들에게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 응원 대신 포옹… 차분한 분위기

해마다 수능 날 아침이면 펼쳐지는 진풍경이지만, 올해는 전반적으로 예년에 비해 차분한 분위기 속에 응원이 이뤄졌다. 목청껏 응원 구호를 외치는 대신 수험생들의 어깨를 두드려주거나 포옹하는 모습이 주를 이뤘다.

일부 수험생은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셀카’를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등 긴장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험을 치러 가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송원고 교사 손영선(52.여)씨는 “예전에는 새벽부터 자리싸움도 하고 구호를 외칠 때도 서로 더 크게 하려는 기싸움이 있었는데, 요즘은 자제하자는 분위기”라며 “한편으론 아쉽지만 차분한 분위기가 수험생에게는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손씨는 이어 “제자들이 떨지 말고 평소처럼 차분히 시험 보면 노력한 만큼 결실을 맺으리라 본다”며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수능이 끝이 아니니까 항상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수능 때문에 좌절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부정행위 방지 여느 때보다 철저

시험장 내에서는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금속탐지기까지 등장했다. 올해부터는 블루투스 등 통신 기능이 있는 이어폰과 전자담배가 금지물품으로 추가되고, 시계에 대한 점검도 엄격하게 진행됐다.

최근 학업 관련 부정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감독관들은 여느 때보다 진지하게 점검에 임하는 분위기였다. 복도 감독관들도 전원 금속 탐지기를 소지하고, 시험 시작 전까지 화장실 등 시험장을 이탈하는 학생에 대해 빠트리지 않고 소지품 검사를 행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교문 지키며 부모들 간절한 기도

이날 수험생만큼이나 가슴을 졸인 것은 부모들이었다. 시험장 입실 시간이 마감되고 교문이 닫히자 응원을 나왔던 교사.재학생들은 주변을 정리하고 인사를 나눈 뒤 자리를 떴지만, 수험생을 둔 부모들은 마지막까지 남아 두 손 모아 기도를 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광주제일고에서는 기도로 수능 대박을 간절히 기원하며 오랫동안 교문 앞을 떠나지 못하는 어느 수험생의 어머니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 학부모는 “아들이 그동안 제대로 잠도 못 자고 공부한 만큼 수능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실수하지 말고 한 문제 한 문제 차근차근 풀어나가게 해달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광주여고 시험장에서 수험생인 딸을 들여보낸 학부모 김태웅(56)씨는 “긴 시간동안 혼자서 고생한 모습을 많이 지켜봤는데, 어느덧 수능을 본다니 대견스럽다”며 “좋은 성적을 받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번 시험이 사회에 나와 많은 일을 겪을 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딸이 나오면 꼭 안아주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김정대 기자.강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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