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가스.분진…폐암에 쓰러지는 환경미화원들

순천 장기근무자 2명 산재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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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다 폐암 진단을 받은 사람들이 전남에서 처음으로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다. 근로복지공단은 최근 순천시에서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다 폐암에 걸린 서모(61) 씨와 황모(62) 씨가 낸 산재 요양급여 신청을 승인했다. 서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최근 이들이 거리 청소를 하면서 폐암을 유발하는 디젤 가스와 석면에 장기간 노출된 사실을 확인하고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황 씨는 1년여 만에 어렵게 산재 인정 통보를 받은 다음 날인 지난 13일 사망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서 씨는 1990년 입사해 지난해까지 27년간 근무하다 지난해 6월 폐암 판정을 받았다. 1996년 입사한 황 씨는 2016년까지 21년간 일했으며 지난해 9월 폐암을 발견했다. 이들은 종량제가 도입되기 전까지만 해도 마스크도 쓰지 않고 석면 슬레이트 같은 공사장 폐기물을 맨손으로 들어서 나르고, 연탄재도 수거했다고 한다. 연탄재와 폐슬레이트에는 각각 결정형 유리 규산과 석면 같은 폐암 유발 물질이 함유돼 있다. 이들은 또 노면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지속해서 1급 발암물질인 청소 차량의 디젤 배기가스에 노출됐다.

전국의 환경미화원들은 이처럼 배기가스와 미세먼지를 뒤집어쓴 채 종일 일하고 있지만, 이들이 받는 건강검진에 폐 CT처럼 폐암 조기 진단에 필요한 항목은 빠져 있다고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이 규정하고 있는 특수건강검진 대상자엔 주로 화학물질을 다루는 산업체 근로자만 포함된다. 1급 발암 물질로 규정된 배기가스를 마시며 일하고 있는 환경미화원도 특수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 각 지자체가 담당하고 있는 환경미화원 건강검진도 정부 주도로 일괄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전국의 환경미화원은 3만400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은 매일 교통사고 위험에 내몰리고 청소 차량 배기구를 따라가면서 디젤 배기가스를 마시고 있다. 이들이 폐암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진정한 복지국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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